사람이 심은 맹그로브도 탄소저장 역할 ‘톡톡’
20년 지나니 자연적으로 형성된 숲의 70% 수준
토지이용 변화로 인한 추가적인 손실 억제 효과
기후위기가 심화하면서 맹그로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진으로 인한 해일(쓰나미)을 막아주거나 이산화탄소 저장 역할을 톡톡히 하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연기반해법으로 중요도가 커지면서 우리나라 역시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맹그로브는 열대나 아열대 지역 해안이나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 갯벌에 사는 목본식물 집단이다. ‘지구의 허파’ 혹은 ‘지구의 탄소 저장소’라 불린다.
하지만 사람이 심은 맹그로브도 과연 엄청난 양의 탄소를 흡수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자연적으로 형성된 숲만큼 효율적으로 탄소를 저장할 수 있을지,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지 등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들은 많지 않다.
29일 국제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의 논문 ‘40년 자료에 따르면, 인위적으로 심은 맹그로브의 탄소 저장량은 자연적으로 성숙한 숲의 최대 75%다’는 이 점에 주목했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이 맹그로브를 심은 뒤 약 20년 만에 바이오매스 탄소 저장량이 자연적으로 형성된 맹그로브 숲의 71~73% 수준에 도달했다. 또한 맹그로브 한 종류만 심기보다는 여러 종류의 나무를 함께 심을 때 바이오매스 내 탄소 축적을 최대화할 수 있었다.
바이오매스는 특정 지역이나 생태계 내에 존재하는 생물의 총량이다. 바이오매스 탄소 저장량은 생물체, 주로 식물의 바이오매스에 저장된 탄소의 총량이다.
연구진은 “맹그로브를 심은 뒤 첫 5년 동안 토양 탄소 저장량이 약 25% 증가했지만 그 이후에는 주목할 만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고 자연적으로 형성된 숲 토양 탄소 저장량의 75% 수준에서 일정하게 유지됐다”며 “이는 맹그로브를 심는 일이 토지 이용 변화로 인한 추가적인 탄소 손실을 효과적으로 방지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24개국 181개 지형(△하구 △삼각주 △해안 등)에서 복원 혹은 조림된 맹그로브 숲 809곳에서 수집한 △지상 바이오매스(AGB) △지하 바이오매스(BGB) △토양 탄소 저장량(1m 깊이까지) 자료와 이들 숲 근처에 있는 185개 지역에 분포된, 조림되지 않은 자연적인 숲 475곳의 자료들을 토대로 베이지안 논리 모형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다.
베이지안 추론은 베이즈 추론이라고도 불린다. 자료들을 주어진 조건에 맞게 적응하도록 동적으로 분석할 때 주로 사용된다. 인공지능에서는 사전 자료들로부터 배운 지식을 추가 자료들로 조건에 맞게 갱신할 때 활용한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