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연구팀, 차세대 리튬이온 배터리 전극 제조 기술 혁신

2025-03-04 14:06:02 게재

남인호 교수 연구팀, 친환경 ‘볼라드-앵커드’ 바인더 시스템 개발

중앙대학교(총장 박상규) 연구진이 차세대 리튬이온 배터리 전극 제조 기술을 혁신할 획기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중앙대 화학공학과 남인호 교수(첨단소재공학과·지능형에너지산업융합학과 겸임) 연구팀은 기존의 습식 코팅 공정에서 벗어나 용매 없이 전극을 제조하는 건식 전극 공정(Dry Battery Electrode, DBE) 기반의 ‘볼라드-앵커드(Bollard-Anchored)’ 바인더 시스템을 개발함으로써 높은 에너지 밀도를 유지하면서도 친환경적인 배터리 제조가 가능함을 입증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고에너지밀도를 갖춘 후막 전극 개발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기존의 습식 공정을 대체할 건식 공정 기반의 후막 전극 제조 기술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건식 공정은 유독성 용매를 사용하지 않고 전극을 제조하는 방식으로 건조 과정이 불필요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 제조 공정 단축, 생산 속도 및 효율 증가, 에너지 소비량 절감(최대 30%) 등의 이점을 제공한다.

그러나 기존 건식 공정에서는 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PTFE)이 유일한 바인더로 사용된다. 하지만 이는 과불화화합물(PFAS)의 일종으로 환경과 체 유해성이 호가인돼 미국 환경보호청(EPA)과 유럽화학물질청(ECHA)에서 사용 규제가 논의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식 공정의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한 대체 바인더 개발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연구팀은 항구에서 배를 고정하는 볼라드 구조에서 착안해 ‘볼라드-앵커드’ 바인더 시스템을 개발했다. 폴리아크릴산(PAA)과 카복시메틸셀룰로오스(CMC)를 가교(polymer crosslinking)하여 형성된 바인더를 양극 물질에 먼저 부착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PTFE 사용량을 70% 이상 절감하면서도 기계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된 바인더 시스템은 이온전도성과 접착력을 개선하여 고율 충·방전에서도 기존 PTFE 대비 1.7배 이상의 성능 향상을 보였다. 특히, 90 mg/cm²의 초고질량 적재 및 15.6 mAh/cm²의 높은 용량 유지가 가능해졌으며, 이는 고밀도 및 고성능 배터리가 요구되는 차세대 전기차 및 ESS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바인더 개발을 넘어, 배터리 성능과 수명을 결정짓는 전극과 전해질 계면(CEI)에서의 분해 반응을 최소화함으로써 장기적인 내구성을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 또 고전압(4.9V)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는 것이 확인돼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및 고출력 리튬이온 배터리에도 적용 가능성이 높다.

이번 연구는 중앙대 남인호 교수 연구팀의 강지현, 엄호종, 장서현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ㄷ. 또 현대자동차 배터리공정기술개발팀(송한나 책임), 서울대 한정우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수행되었다.

연구결과는 에너지 소재 분야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됐다.

남인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친환경성과 고성능을 동시에 충족하는 혁신적인 전극 제조 기술을 제시한 것으로, 건식 전극 공정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할 것”이라며 “전기차,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 항공우주 배터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상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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