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가 추천하는 오늘의 책│더 클래식
클래식 듣는 법이 고민된다면
한 번 쯤 클래식을 듣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듣고 있는 곡이 어떤 배경에서 만들어졌고, 누가 연주했는지, 그리고 올바로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 말이다.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혹은 클래식에 좀 더 다가가기 위한 노력으로 클래식 해설서를 펼쳐 보지만 음악 전문가의 현학적인 문체에 거리감이 느껴졌을 것이다.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도 여타의 음악 전문서적과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의외로 책장이 쉽게 넘어갔다. 저자는 어려운 클래식 음악을 이야기하듯 쉽게 풀어 설명함으로써 독자를 편하게 한다.
풍부한 곡 해설이 장점
이 책의 저자인 문학수는 음악전문 기자로 오랫동안 음악비평을 써왔으며 음악과 인문학에 대한 주제로 강연을 해왔다. 작가의 이전 저작인 '아다지오 소스테누토'가 작곡가와 연주자에 대한 에세이 형식의 글이었다면 이 책은 곡을 중심으로 한 해설서다.
저자는 총 3권을 통해 101곡을 소개할 계획이다. 그 중 현재 발간된 1권에 해당하는 이 책에서는 바로크 후기부터 낭만주의 초기에 해당하는 바흐에서 헨델, 비발디,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까지 34곡의 클래식 음악을 담았다.
작곡가의 생애와 활동, 역사적인 시대 배경, 곡의 형식을 해설하고 그 곡이 가진 특징을 작가 나름의 느낌이나 묘사를 통해 클래식 음악을 한층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각 곡 해설 뒤에는 저자가 추천하는 음반 3장을 시대 순으로 정리했다. 클래식 음악은 작곡한 사람이 이미 세상에 없기 때문에 연주하는 사람의 해석에 따라 곡 이해에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연주자에 대한 가이드도 곡 해설 못지않게 중요한 항목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곡에 대한 풍부한 해설이다. 곡이 제작된 시기의 배경과 그 안에서 작곡가가 당면한 상황, 그리고 영화 등에서 곡을 사용한 사례나 잘못 알려진 사실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음악을 들을 때 함께 알면 큰 도움이 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악기의 특성을 잘 살려 악장마다 나타나는 분위기를 상세히 설명해 놓은 점이 눈길을 끈다. 주요 악기의 등장과 선율, 음색 등에 대해 그림을 그리듯 묘사하여 듣는 재미를 높여 준다. 따라서 책을 읽으면서 음악을 들으면 악기의 특징과 음색에 귀 기울이게 되어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책에서 설명된 내용이 음악에서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대한 기대감은 색다른 묘미다.
실제 음악을 들어야 이해 높아져
저자는 '클래식 음악을 이해하는 방법 중 가장 능동적인 행위는 실제로 음악을 듣는 것'이라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음반을 사거나, 공연장을 찾아가서 듣는 등 적극적으로 클래식 음악을 찾고 그것을 집중하여 감상하며 하나씩 알아간다면, 어려웠던 곡도 귀가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 것도 능동적인 행위의 하나일 터. 클래식 초보자나 애호가들 모두에게 매우 유용한 가이드가 되리라 본다.
유지현 국립중앙도서관 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