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용인 제철 맛 집 기획 - 주꾸미에 반하다

2015-04-07 10:54:02 게재

주꾸미가 가져다 준 봄



고기잡이배에 주꾸미가 잡혀 올라오면 봄이란다.
주꾸미 제철은 3월에서 5월. 지금이 가장 맛있을 때다.
최근에는 냉동 수입 주꾸미로 사시사철 주꾸미 요리를 먹을 수 있지만,
국내산 생물 주꾸미를 먹을 수 있는 시기는 요즘뿐이다.
주꾸미 제철을 맞아 주꾸미에 대한 상식과 우리 지역 주꾸미 맛 집을 찾아봤다.

봄에 꼭 먹어야 할 음식
3~4월은 주꾸미가 가장 잘 잡히는 시기로 한 해 수확량의 절반이 이 때 잡힌다고 한다. 주꾸미는 저칼로리 식품으로 다이어트에 좋은데, DHA 등 불포화지방산도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좋고, 기억력 향상이나 치매예방에 매우 좋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혈액 순환을 돕는 타우린이 많이 들어있으며, 해독작용도 탁월해 술안주로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철분 역시 풍부해 임신과 출산으로 빈혈 있는 여성들에게도 좋다.
제철 생물 주꾸미 집에서 먹는 법
제철이라 그런지 가까운 마트에도 국내산 생물 주꾸미가 나와 반가운 마음에 한 팩 샀다. 육수에 감자와 호박을 썰어 넣고, 미리 반죽한 수제비를 얇게 떴다. 마지막에 싱싱한 생물 주꾸미를 넣고 파, 마늘, 청양고추를 썰어 넣으니 진하면서 시원하고 칼칼한 주꾸미 수제비가 완성됐다. 탱글탱글 쫀득쫀득한 주꾸미 맛은 제철 생물에서만 느껴볼 수 있다. 주꾸미 제철이라고 주변 주꾸미 음식점을 찾아간다지만, 제철 생물을 취급하는 곳은 많지 않으므로 집에서 한 번쯤 해먹어볼만 하다.

주꾸미 손질법
주꾸미는 점성이 높은 물질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세균에 오염되면 세척에 의해서 쉽게 균이 제거되지 않는다. 물로만 세척하는 것보다는 소금이나 밀가루를 이용해 씻으면 점액성 물질이나 비린내, 세균을 제거하는데 효과적이고 반드시 흐르는 물에 세척해야 한다. 구조가 복잡한 빨판 세척에 신경 써야 하며, 머리와 다리의 연결된 부분을 칼질을 내주고 먹물의 연결 부분은 칼을 이용하여 살짝 누르면서 밀어내 먹통을 제거해야 한다. 

우리 지역 맛있는 주꾸미 전문점
분당, 용인지 역의 대표적인 주꾸미 전문점을 추려 보았더니 그중 반 정도를 이미 가보았다. 취재와는 별개로 모임이나 가족 외식으로 방문했던 것이니 그동안 주꾸미의 매운 맛을 꽤나 추구해 왔던 셈. 매운 맛이 정기적으로 끌리기는 하지만 약해진 장 기능으로 매운 주꾸미 후유증이 만만찮아 최근에는 꺼리기도 했다. 하지만 주꾸미 제철이기도 하고 공부 스트레스로 매운 맛을 탐닉하는 아이들이 원해 주꾸미 볶음을 먹으러 갔다. 

<용인 신포리 쭈꾸미 볶음>
 

용인 사람이라면 모르는 이 없다는 ‘신포리 쭈꾸미볶음’. 보정역에서 멀지 않으나 경부고속도로 너머 외진 보정동에 위치해 있어 잘 찾아가야 한다. 밥 때 잘못 맞춰 가면 대기표를 받아 기다려야 한다. 4인 가족에 주꾸미 볶음 3인분, 새우튀김 소(小)자를 주문했다. 방금 튀겨 나온 새우튀김은 대하 수준으로 컸고 겉 반죽이 바삭하고 맛이 좋았다. 최근 먹어본 새우튀김 중 최고. 매콤한 주꾸미 볶음은 불향이 적절하면서 매운 양념이 깊었다. 신포리 주꾸미 볶음의 매운맛은 고추기름이 포인트라고 한다. 쌀밥과 보리밥이 섞인 대접에 콩나물과 상추, 무채를 곁들여 주꾸미볶음을 얹어 비며 먹는데, 매워서 콩나물 무침을 네 번이나 리필 했을 정도.
메뉴 주꾸미 볶음 大(4인) 32,000원 中 24,000원 小 16,000원 / 새우튀김 小(4마리) 8,000원大(8마리) 15,000원 / 공기밥(또는) 보리밥 1,000원

<성남 청계산 한소반 쭈꾸미>
 

한때 지역 주부들의 점심모임 성지였던 곳. 오픈 시간 첫 타임 입장을 놓쳐 1시간 반을 마당 정원에서 기다린 경험이 있다. ‘신구대식물원’ 근처로 봄나들이 삼아 가면 좋을 듯. 이 집의 매력은 인원별로 시킬 수 있는 주꾸미 세트이다. 1만 원에 간단한 한식코스처럼 곁들이 음식이 나온다. 식전 샐러드는 상큼하고, 이어서 나온 도토리 전과 살얼음 띄운 묵사발은 주꾸미 볶음의 매운 맛을 가라앉히기에 좋은 곁들이다. 주인공인 주꾸미 볶음. 불 맛이 어우러진 매운 맛이 상당히 강한데, 젓가락질을 멈추지 못하게 하는 중독성이 있다. 밥사발에 콩나물과 비벼 먹는 것은 이 집도 기본. 영수증을 보여주면 인원별로 괜찮은 커피를 마시며 마당에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메뉴 주꾸미 세트 1인분 1만원 (2인 이상 주문 가능), 주꾸미 볶음 1인분 8천원, 한소반샐러드5천원, 도토리전 5천원, 도토리묵사발 5천원

<분당 정자동 더원 쭈꾸미>

분당 정자동에 있는 깔끔한 주꾸미 전문점. 매운맛과 덜 매운맛을 선택할 수 있고, 덜 매운맛은 양념이 자극적이지 않아 속이 편하면서도 충분히 맛있다. 억지스럽지 않는 숯불 맛도 오히려 믿음이 간다. 이 집의 특징은 철판구이와 숯불구이를 선택할 수 있고, 삽겹살이나 갈비살을 같이 구워먹을 수 있어 매운 주꾸미와의 든든한 궁합을 이룬다는 것이다.
메뉴 더원 쭈꾸미 1인분 9천원, 쭈꾸미 철판 1인분1만1천원, 쭈꾸미 삼겹 1인분 1만1천원, 쭈꾸미 숯불구이 1인분 1만2천원, 몽둥이갈비살1인분 1만2천원

<분당 정자동 쭈락>

주꾸미만 취급하는 곳은 아니고 바다장어, 새조개, 산낙지, 벌교 참꼬막 등 다양한 제철 남도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이 집은 분당에서 드물게 제철 국산 생주꾸미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생주꾸미 샤브샤브와 생주꾸미 철판볶음은 11월에서 5월 사이에만 공급되는데 주꾸미 제철이라면 이런 집을 찾아가야 하지 않을까?
메뉴 생주꾸미 샤브샤브,  생주꾸미 철판볶음 中 4만원, 大 6만원

<분당 정자동 오쭈>

정자동 카페거리 한복판에 생긴 주꾸미 집. 앞서 소개한 주꾸미 전문점들과 달리 캐주얼한 콘셉트이다. 주꾸미를 기본 베이스로 삽겹살, 닭갈비, 치즈 퐁듀 등을 퓨전으로 매치하였고, 우동사리, 당면사리, 치즈 떡사리, 만두사리 등의 선택 메뉴가 즉석 떡볶기 집을 닮았다. 양념이 흥건해 테이블에서 끓이면서 졸여먹는 식이다.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춘 스타일.
메뉴 쭈꾸미 9천원, 쭈삼이 1만원, 쭈꼬꼬 1만원, 쭈삼꼬 1만원, 퐁듀 5천원, 메가톤샐러드 5천원, 오징어튀김 7천원, 수제 치즈스틱 7천원

<용인 신봉동 온반 쭈꾸미>

한소반 주꾸미의 정식 스타일과 신포리 주꾸미의 특징을 복합시킨 집이다. 한소반 주꾸미 정식보다 5백 원이 더 저렴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 구성(궁중떡볶이, 돈가스, 새우튀김)이 있다는 점이 다른 주꾸미 전문점과는 차별화 된다. 주차 공간이 넉넉하고 매장이 카페 형식으로 꾸며져 있어 주말 가족 외식장소로 괜찮다.
메뉴 온반주꾸미정식 9천5백원 (해물샐러드, 궁중떡볶이, 도토리묵국, 주꾸미볶음),새우튀김(4마리) 8천원, 돈가스 7천원

<동백 그집 쭈꾸미>

다양한 주꾸미 요리와 세트메뉴 구성에 아이디어를 많이 낸 집이다. 고르곤졸라 피자, 왕새우튀김, 보쌈 등을 엮어 세트메뉴를 구성한 게 참신하다. 주꾸미 부대찌개, 주꾸미 만두는 어떤 맛일까 궁금하다. 매운 음식을 못 먹는 어린이들을 위한 기타 메뉴도 다양하다. 주꾸미 볶음의 매운 맛은 주문 전에 조절 가능.
메뉴 주꾸미 볶음 1인 7천원, 주꾸미 피자세트 1인 9천원(2인 이상 주문가능), 주꾸미 새우세트  1인 1만원, 주꾸미 보쌈세트 1인 1만1천원,주꾸미 부대찌개 1인 8천원

오은정 리포터 ohej06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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