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성장에 취업자수도 급감 '고용쇼크'
한은 "올해 성장률 2.8%, 내년 3.3%" 전망
취업자수 증가폭, 2010년 이래 5년 만에 최저
메르스와 수출부진, 가뭄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2%대로 주저앉혔다. 저성장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한번 힘을 얻는 모습이다. 특히 올해 취업자수 증가폭이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성장쇼크에 이어 고용쇼크까지 예고됐다.
◆한은, 추경·금리인하 효과 0.3%p 반영 =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경제성장률은 2.8%,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9%로 예상된다. 지난 4월 경제전망과 비교하면 성장률은 0.3%p 하향조정됐고 물가상승률은 유지됐다.
올해 성장률이 3%대 턱걸이는 할 것이라는 예상이 맥없이 무너진 데는 메르스, 수출부진, 가뭄피해 등 3대 요인이 있었다.
서영경 한은 부총재보는 "메르스 사태가 0.3%p 가깝게, 순수출이 0.2%p, 가뭄 피해가 0.1%p 가량 연간 성장률을 감소시켰다"고 분석했다. 이 분석대로라면 종전보다 성장률을 0.6%p 내리는 게 맞지만 0.3%p만 하향조정한 것은 정부의 추경 및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고려해서다.
특히 2분기 성장률은 아직 최종 집계되진 않았지만 당초 예상(1.0%)의 반에도 못 미치는 0.4%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면서 연간 성장률에 큰 영향을 끼쳤다. 중국 성장세 둔화로 인한 수출부진이 심화된 데다 6월에 메르스가 직격탄을 때리면서 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내수가 위축된 탓이다. 0.4% 성장률은 세월호가 영향을 미쳤던 지난해 2분기(0.5%) 때보다도 낮은 것이다.
한은이 3%대 전망을 고수하지 않고 2%대 성장률을 내놨지만 여전히 장밋빛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은이 전제한 대로 정부의 세입·세출 추경이 모두 달성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전망 때 한은은 세수결손이 6조원 정도 발생할 것으로 보고 3.1% 성장률 전망치를 내놨지만 이번에는 다른 입장을 취한 셈이다. 한은은 또 추경안이 신속하게 국회를 통과해 3분기부터 집행된다는 전제도 깔았다.
장민 한은 조사국장은 "당초 올해 6~7조원의 세수부족을 예상했지만 세입 추경이 예상대로 집행될 경우 97~98%의 재정집행률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980억달러로 종전보다 20억달러 높였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3.4%에서 3.3%로 0.1%p 낮췄다.
◆취업자수 증가폭, 거의 반토막 = 2%대 성장도 충격적이지만 올해는 고용 면에서도 쇼크가 예상된다.
한은 전망에 따르면 올해 취업자수 증가폭은 33만명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4월 전망에서 연간 42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비교하면 9만명이나 감소한 것이다. 연간 취업자수 증가폭으로 따지면 2010년(32만명) 이후 최저치다.
이에 대해 장 국장은 "금융·공공부문 취업자 수가 전년보다 많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메르스 영향으로 도소매, 음식숙박업 등의 고용부진이 심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신규실업급여신청자 증가폭은 6월 들어 6000명으로 전월(1만명 감소)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바 있다.
올해 1~5월 취업자수를 보면 공공행정 부문에서 약 5만9000만명, 금융·보험업에서 6만3000명 감소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취업자수가 28만명 증가에 그칠 것"이라며 "그동안 경기가 좋아서 취업자수가 늘어난 게 아니라 은퇴 연령층이 고용시장에 계속 남아 있었던 상황이 반영됐지만 한계에 이른 데다가 공공일자리 사업 등도 재정합리화를 위해 줄어들면서 고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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