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공간을 넘어 문화집합공간으로 변신하는 도서관
독서 관련 활동은 물론, 클래식 공연, 전시 관람 등 다양한 문화 체험 가능
9월부터 신방도서관에서 운영을 시작하는 <한뼘미술관>
종이를 넘기는 사각사각 소리마저 조심스럽다. 잔뜩 소리를 낮춰 옆 친구에게 거는 말 한 마디도 눈치가 보인다. 오로지 책 읽는 행위에만 집중해야 하는 곳. 도서관이다. 아니, 도서관이었다.
이제는 달라졌다. 도서관은 책을 읽는 공간을 넘어 다양한 문화 체험이 가능한 문화집합공간으로 변화를 꾀한다. 독서와 관련한 활동이나 인문학 강연은 물론, 클래식 공연, 전시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도하고 있다.
9월부터 천안시 중앙도서관(관장 김영성) 신방도서관이 운영하는 한뼘미술관도 그 중 한 모습. 그동안 쌍용도서관 지하 1층 쌍용갤러리가 지역민의 전시 공간으로 역할을 톡톡히 해왔는데, 이제 신방도서관이 함께한다.
한뼘미술관은 올해 말까지 4회에 걸쳐 천안미술협회와 협력을 통해 서양화 한국화 조각 등 다양한 부문별 전시를 진행할 예정. 신방도서관 관계자는 “지역 소재 미술협회와의 협력을 통해 유명한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어 가까운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미술품도 감상하는 일석이조의 즐거움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책 읽기 좋은 계절, 도서관을 찾으면 책은 기본에 독서관련 활동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이제는 문화 충전까지 가능하다. 그러니 이 가을에 도서관으로 느긋하게 나들이를 가고 싶을 수밖에.
책 읽는 도서관에서 즐기는 도서관으로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도서관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11일~12일에는 책이 도서관을 탈출해 지역민 가까이로 오는 ‘2015 천안 북 페스티벌’이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다. 19일(토) 성거도서관은 ‘도서관 방문데이’를 운영하고, 두정도서관은 ‘도서관 한마당’을 마련해 책과 관련된 다양한 전시 및 체험활동을 진행한다. 오후 2시~5시 진행하는 ‘휴먼 라이브러리’는 사람책과 함께 대화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눈에 띄는 프로그램.
두정도서관은 어린이특성화도서관으로 올해 열두 달 테마가 있는 도서관을 운영하며 매월 주제에 따른 강좌 및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9월의 주제는 우리음식으로, 10월 ‘예술’, 11월 ‘인문학’, 12월 ‘도서관’ 등이 계획되어 있다.
도서관에서 영화도 볼 수 있다. 쌍용·신방·두정·성거도서관 등에서 운영하는 영화 상영은 꽤 오랜 기간 운영해오며 지역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프로그램. 잘 활용하면 주말을 활용해 아이들과 썩 괜찮은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이 볼 영화만 있을까? 어른들이 활용하기에는 성거도서관의 ‘시네마 브런치’가 좋다. 영화 감상을 넘어 영화 해설 전문가 양민지씨의 재미있는 영화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다. 9월의 영화는 <냉정과 열정 사이>. 17일(목) 오전 10시 성거도서관 1층 강당에서 진행한다.
성거도서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스토리가 있는 작은 음악회>
책 냄새와 어우러지는 클래식 선율
신방도서관은 매월 1회 도서관 속 작은 음악회를 연다. 1층 북카페에서 진행하는 작은음악회의 이번 달 공연은 천안시충남국악관현악단이 진행한다. 앞으로 10월 17일 이희락 배상영의 피아노 듀오공연이, 11월 21일 동쪽바다 선한이웃의 통기타 오카리나 듀오공연이, 12월 19일에는 천안시충남관현악단 공연이 계획되어 있다.
신방도서관은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클래식강연 <음악이 내게로 오다>를 9월 30일부터 시작한다. 매주 수요일 오후 7시~9시 일반 성인 30명을 대상으로 김일환 작곡가(성악가이자 뮤지컬 배우)가 진행한다.
성거도서관에서 진행하는 클래식 프로그램도 매니아층을 거느릴 만큼 호응이 높다. 백석대 음악대학원장인 정덕기 교수가 진행하는 <클래식 음악여행>, 천안시립교향악단의 후원으로 진행하는 <스토리가 있는 작은 음악회>와 함께 충남예고 학생들이 진행하는 연주회 등이 열린다. 아쉽게도 9월은 사정으로 인해 세 프로그램이 모두 열리지 않는다고. 10월에 다시 이어질 예정으로, 진행 일정과 내용은 홈페이지에 공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