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버스 가곡초등학교 티볼 반

최선을 다해 치고 달리고 공 던지며 친구들과 우정 돈독해져요

2015-11-01 17:20:24 게재

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는 배움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방과후학교 활동이 활발합니다. 학교별로 미술이나 음악, 체육이나 창의력 수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지요.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방면의 재능을 기르고,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내일신문에서는 한 달에 두 번 학교별 방과후 프로그램을 찾아갑니다.

야구는 공을 치고 달리는 공격과 이를 막아내는 수비로 이뤄지는 경기다.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완수해야 팀의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 프로야구 플레이오프전으로 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즘, 야구보다 안전하고 재밌는 티볼에 대한 인기도 동반상승 중이다. 강서구 내발산동에 있는 서울 가곡초등학교에 티볼 경기로 우정을 쌓아가는 티볼 반이 있어 찾아갔다.



선후배간 멘토제로 자율적인 연습 유도
10월의 어느 금요일 오후, 서울 가곡초등학교 운동장에는 넥센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뛰는 아이들로 북적인다. 이들은 가곡초 방과후학교 티볼 반 학생들. 배팅 티에 공을 올려놓고 정해진 순번에 따라 힘껏 스윙을 해 공을 멀리 쳐낸다. 내야와 외야수들은 공을 잡기 위해 뛰고 루상에 나가 있는 주자들은 진루를 위해 뛴다. 2루타를 쳐낸 친구에게 박수를 보내고 멋진 수비를 보여준 친구에게도 박수를 보내 격려한다.
가곡초 방과후학교 티볼 반 이석귀 강사는 “야구를 아동이나 여성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변형시킨 새로운 스포츠인 티볼 종목을 통해 남녀 및 선후배 모두가 한 팀이 돼 서로 격려하고 배려하는 수업을 지향하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가곡초 티볼 반은 초등 3학년~6학년 학생 중에서 티볼을 배우며 즐기고 싶은 아이들이 분기별로 신청해 수업을 진행한다. 20명 정원에 여학생 5명이 참가할 정도로 여성 비율도 높다. 화기애애한 수업 분위기로 운동을 잘 못하고 소외되었던 학생들도 조금씩 자존감을 회복하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향상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연습을 할 때는 선후배간 멘토제를 운영해 강사의 일방적인 수업이 아닌 스스로 자신의 실력을 점검하고 잘못된 부분을 고치는 자기주도학습이 이뤄지도록 유도한다. 포지션별로 모든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하고 주장이 있어 팀별로 자율적 분위기를 조성한다. 한 달에 한 번씩 자체적으로 게임을 해 이긴 팀이 진 팀에게 음료수를 사기도 한다.
올 7월에는 프로야구 구단인 넥센 히어로즈 내 리틀프렌즈에서 초등 티볼 방과후학교 활성화를 위해 멋진 유니폼과 글러브, 배트 등의 물품을 지원해줘 학생들의 티볼 활동에 큰 동기유발이 되었다.



경기 종료 후엔 동료 평가로 칭찬과 격려 분위기 조성

2015년 상반기에는 학교 스포츠클럽 조별 예선에서 2위를 하기도 했다. 아쉽게 서울시 교육감배 학교 스포츠클럽대회에는 참가하지 못했지만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내년을 기약하며 연습한다. 1시간여 동안 진행된 오늘의 게임에서는 홈팀이 어웨이팀을 12대 9로 이기고 승리를 차지했다. 경기가 끝난 후 학생들은 모두 모여 오늘 경기에서 칭찬해 주고 싶은 친구에게 자신이 가진 팔찌를 하나씩 주는 동료 평가를 한다.
잘한 친구에게는 칭찬을, 오늘은 잘 못했지만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 친구에게는 격려의 박수를 서로 쳐준다. 이 강사는 “티볼 경기를 하기 전 항상 학생들에게 이기고 지는 것 보다는 최선을 다하자고 말해준다”라며 “티볼 경기가 경쟁이 과열되면 부상도 발생할 수 있고 상대팀과 의견 다툼도 생길 수 있지만 승리보다 격려와 배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가르친다”라고 설명한다.

< 미니 인터뷰 >

이석귀 스포츠강사
“팀워크와 협동심 향상에 좋은 운동이에요 ”

“티볼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운동이에요. 10명이 한 팀이 돼 전원 타격과 수비를 하기 때문에 팀워크와 협동심을 기르기 좋고 아이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죠. 또한 연습을 할수록 실력이 향상되고 그렇게 되면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습니다.”

장민성 학생 (5학년)
“오늘의 MVP로 뽑혔어요”

“오늘 경기에서 안타를 2번 쳤고 수비에서는 외야와 2루에서 공을 잘 잡아 오늘의 MVP로 선정된 것 같아요. 평소에 친구와 캐치볼을 즐겨 하고 타격 연습도 가끔 해요. 실력이 향상되면 더 재미가 있어 열심히 하게 됩니다.”

최윤호 학생 (5학년)
“친구들이 칭찬해주니 기분 좋아요”

“원래 운동을 잘 못했고 야구에 관심도 없었는데 체력을 향상시키고 친구도 사귈 수 있을 것 같아서 티볼 반에 들어오게 됐어요. 다른 때는 잘 못했는데 오늘 경기에서는 타격감이 좀 살아나 안타를 쳤더니 친구들이 잘 했다고 칭찬해 줘 기분이 좋아요.”

장재원 학생 (6학년)
“티볼 경기를 통해 스트레스 해소해요”

“평소 운동을 좋아해 검도, 태권도, 합기도를 하고 있어요. 티볼은 전혀 안 해 봤는데 학교에서 대회에 나갈 티볼 선수를 뽑는다고 해서 신청해 시작하게 됐어요. 티볼은 타격을 할 때 스트레스가 풀리고 실력이 향상되면 재미가 있더라고요. 수비도 어려운 공을 잡거나 송구로 주자를 잡아내면 기분이 좋아요.”

신윤서 학생 (5학년)
“티볼 타격이 재밌어요”

“학교 체육수업시간에 티볼을 잠깐 해 봤더니 재미가 있더라고요. 마침 친구가 티볼을 같이 하자고 해 방과후 수업을 신청하게 됐어요. 야구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타격을 해보니까 공이 맞는 순간 쾌감이 느껴지고 재미가 있었어요. 티볼을 하고 나니 체력도 좋아져 앞으로도 계속 할 거에요.”

하산수 리포터 ssha7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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