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소셜미디어 2000년
로마에도 소셜미디어가 있었다?
로마의 소식이 서쪽으로 브리타니아에 도달하는 데 7주가 걸렸고 동쪽으로 시리아에 도달하는 데 7주가 걸렸다. 먼 지역의 상인, 군인, 관리는 공화국의 심장부에서 생산된 정보를 유통하는 저마다의 경로가 있었다. 이들은 편지, 연설, 일일 관보의 발췌문을 친구들과 공유하고 변방의 소식과 소문을 로마의 지인들에게 보냈다. 키케로는 다른 로마 지배층들과 마찬가지로 이와 같은 연락망을 통해 정보를 입수했다.
신간 '소셜 미디어 2000년'의 '머리말; 키케로의 웹'에는 이런 내용들이 나온다. 그러면서 저자는 묻는다. 현대인들에게 이상할 만큼 낯익은 광경이 아니냐고.
저자에 따르면 키케로는 오늘날 '소셜미디어' 시스템에 속해 있었다. 소셜미디어 시스템이란 사회적 연결망을 통해 정보가 이 사람에게서 저 사람에게 전달돼 분산된 논의나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환경을 말한다. 로마의 소셜미디어가 파피루스 두루마리와 심부름꾼이었다면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은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그 밖의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해 같은 일을 더 빠르고 쉽게 해낸다.
이 책은 '소셜미디어'의 관점으로 현재 '올드미디어'에 속하는 매스미디어가 출현하기 이전의 정보 전달에 대해 촘촘히 보여준다. 유인물과 지역 신문은 미국 독립에 기여했고 프랑스 혁명은 파리의 풍문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리고 매스미디어의 시대를 지나 뉴미디어 시대가 된 현재 뉴미디어들은 매스미디어를 누르고 폭넓은 사회적, 정치적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사람들은 뉴미디어에 대한 질문이 많다. 소셜미디어가 본질적으로 자유와 민주주의를 증진시킬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다. 이 책이 보여주는 과거의 소셜미디어 시스템과 그 시스템이 사회에 미쳤던 영향을 통해 독자들은 뉴미디어의 역할과 방향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