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화성시 전국 청소년 국악 경연대회 대상, 정준필 학생

저의 꿈은 경기 민요 전문가랍니다~

2015-12-24 09:38:37 게재

지난 11월 ‘제2회 화성시 전국 청소년 국악경연대회’에서 신성중 3학년 정준필 학생이 민요부문에서 중, 고등부 대상을 차지했다. ‘화성시 전국 청소년 국악경연대회’는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농악, 민요, 기악, 무용 부문의 인재들이 참여하는 대회이다. 특히 올해는 총 70여 개 팀과 약 140여 명의 국악 꿈나무들 속에서 당당히 차지한 대상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문득 정준필 학생이 민요라는 특색 있는 길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민요가 그냥 좋다. 부르면 부를수록 끌린다”는 차분한 답변이 되돌아온다. 진지한 눈동자도 인상적이지만 무엇보다 잔잔한 목소리가 좋다. 특히 정준필 학생은 올해 국악 꿈나무들의 바람인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에 합격해 기쁨이 두 배이다. 정준필 학생을 만나 대상 수상의 기쁨과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입학, 그리고 국악인으로서의 꿈과 희망에 관해 물어보았다.

Q. 대상 수상을 축하한다. 무엇보다 어떻게 민요를 시작했는지가 궁금하다
A. 어릴 때부터 엄마가 문화센터 국악 수업을 많이 들으셨다. 약 5살 때부터 엄마를 따라다니면서 자연스럽게 국악을 접했다. 처음에는 너무 어려서 그냥 어른들이 민요를 부르면 조용히 따라 불렀던 것 같다. 정식으로 배우기 시작한 것은 초등 5학년 때이다. 평소 어린 나를 눈여겨보셨던 국악 선생님이 민요를 한 번 불러보라고 하셨다. 생각해보면 그때가 민요의 길에 들어선 첫걸음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내게는 언제 시작했는지보다는 어릴 때 민요를 불렀을 때의 느낌이 더 기억에 남는다. 민요만 부르면 그렇게 좋았다. 원래 수줍음이 많은 성격이라 잘 나서지 않는 편인데 무대에서도 민요만 부르면 힘이 불끈불끈 났다. 특히 신이 난 관객들에게 더 좋은 무대를 보여줘야지 하는 생각으로 늘 가슴이 벅찼던 것 같다.

Q. 민요를 어디서 어떻게 배웠는지도 궁금하다
A. 처음에는 학교 방과 후 수업으로 가야금을 배웠다. 청일점이었지만 가야금을 뜯으면서 민요를 부르는 것도 참 재미있었다. 5학년 때부터는 무형문화재이신 박종국 선생님께 배웠다. 박 선생님은 민요는 물론 타악과 흥부전 등의 국악 뮤지컬까지 이끌어 가는 서울시의 대표 무형문화재이다. 박 선생님을 통해 떠는 음과 꺾는 음을 잘 구사하는 내 목소리의 장점과 국악인으로서의 꿈을 더욱 키워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수업한 내용을 녹음한 CD와 경기 민요 CD는 늘 듣는다. 사실 민요는 한 소절 넘어가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연습과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한 가사를 수백 번씩 듣는다. 취미는 국악한마당이나 유투브에 있는 국악 신동 동영상을 보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공연 모습을 보면 배울 점이 많다.



Q.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입학을 축하한다. 경쟁률이 높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A. 민요 부분은 남자를 딱 1명 뽑아 경쟁률이 매우 높았다. 무엇보다 꼭 입학하고 싶었던 곳이어서 기분이 매우 좋다. 같은 꿈을 가진 친구들과 국악에 대해 배우고 의견을 주고받는 생각만으로도 설렌다. 국악과 양악을 함께 접할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꽹과리와 장단도 더 배우고 싶다. 사실, 3년 전 국립전통예술중학교 시험에서 떨어졌었다. 6학년 때 경기도 교육감상 등 민요 부문 대상을 많이 받아서 그때는 자연스레 입학하는 줄 알았던 것 같다. 떨어졌을 때는 예중 교복 입은 사람만 봐도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실패의 경험을 통해 열심히 해야겠다고 느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이번 고등학교 입학 선발 시험 때는 정말 최선을 다했다. 3분의 실기 시간 동안 내 모든 것을 보여 주자라는 각오로 연습했다. 실기 지정곡은 눈만 뜨면 불렀었던 것 같다.

Q.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
A. 우선 가깝게는 민요 한 소절도 더 한이 서리고 흥이 느껴지도록 부르고 싶다. 내 목소리만의 장점은 더욱 발전시키고 싶다. 향후 국립국악원에 들어가서 공연을 정기적으로 할 수 있다면 지금으로써는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다. 아울러 민요로 길거리 공연도 해보고 싶다. 궁극적으로는 훌륭한 국악인이 되고 싶다. 국악공연은 물론 제자 육성과 방송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보고 싶다. 특히 민요를 전파하는 지도교수가 되고 싶다.

주윤미 리포터 sinn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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