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제약산업 어디까지 왔나

550억달러 바이오시밀러시장 선점 도전

2016-03-11 11:32:19 게재

셀트리온 램시마, 4월 미국FDA 허가 앞둬 … 삼성 진출, 바이오시장 발전 기폭제 기대

2019년까지 550억달러 상당 바이오의약품의 특허가 끝나는 기간에 대비,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 제약사들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에 정부의 전폭적인 재정적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온다.

바이오의약품은 살아있는 사람이나 생물체의 세포 혹은 조직을 원료·재료로 삼아 만드는 의약품이다. 생물학적 제제, 유전자재조합 의약품, 세포배약 의약품, 세포치료제 등이 이에 속한다. 바이오시밀러는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을 말한다.

환자 대량 발생과 의료비 지출이 급증하는 인구고령화 시대. 바이오의약품의 치료효과가 뛰어나고 상대적으로 비용이 낮은 점은 각국 보건정책자들의 호감도를 높이고 있다. 더욱이 상업적 수익성과 고용창출 효과가 높아 IT를 이어받을 성장동력으로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2020년대 세계 바이오시장은 우리나라의 3대 수출효자산업인 반도체 화학제품 자동차의 개별세계시장보다 넓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계 최초의 줄기세포치료제와 항체 바이오시밀러 등 국내 바이오 시장의 기존 성과에 가속도가 붙고, 기술력이 뛰어난 바이오 기업의 지속 성장이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의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013년 기준 2조2400억원 규모로 전체 의약품시장 19조3500억원의 11.5%를 차지했다. 전체 의약품 시장이 2012년보다 0.6% 성장에 그친 것에 비해 바이오의약품시장은 12.36% 성장했다. 약 250조원 규모의 바이오제약 세계 시장으로 나가기 위한 발판이 두터워지고 있는 셈이다.

높아지는 국내 바이오신약과 바이오시밀러의 경쟁력 = 2000년대 이후 세계 다국적 제약사와 상당수 국내 제약기업들은 기존의 전문의약품 성장축인 합성신약 개발과 이로 인한 상업적 성공이 한계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새로운 개발 모델을 모색했다. 이중 일부 글로벌 선도업체들은 항체(펩타이드) 의약품이나 유전자 치료제, 세포 치료제 등의 개발로 시선을 돌렸다.

국내 상위 제약기업들도 개발 중인 바이오의약품 신약 개발 프로젝트가 50개 넘는다. 녹십자 동아ST 종근당 LG생명과학 CJ헬스케어 등은 4-5년 전부터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다. 2-3년 뒤에는 일부 항체의약품들이 생산되거나 판매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국내 바이오시장은 오리지널 바이오신약을 개발하기보다 오는 2020년까지 1세대 단백질 의약품들의 특허가 줄이어 끝나는 상황과 맞물려 바이오시밀러가 떠오르고 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 앤 설리번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9년까지 특허가 끝나는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들의 연간 매출액을 550억 달러 규모로 추정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2년 7월 바이오의약품 제조업체 셀트리온이 개발한 관절염치료제 '램시마주'를 국내 최초의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으로 허가했다.

미국 J&J의 '레미케이드주'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인 램시마주는 항체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으로는 세계 최초이다. 램시마는 세계 67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셀트리온 제2공장의 세포 배양이 이루어지는 바이오리액터 홀. 사진 셀트리온 제공


뒤이어 셀트리온의 '허쥬마'와 한화캐미칼의 '다빅트렐'이 스위스 로체의 허센틴, 미국 암젠의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2014년 1월과 11월 잇따라 국내에서 시판 허가받았다. 한화케미칼은 2015년 1월 다빌트렐을 독일에 기술 수출했다.

특히 셀트리온의 램시마는 4월 초 미국FDA 승인을 앞두고 있다. 미국시장 진입이라는 상징성과 더불어 램시마 미국시장 유통을 다국적사 화이자가 맡아, 국산 1호 바이오시밀러의 세계시장 개척이라는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의 바이오산업 진출도 관심의 대상이다. 삼성은 오는 2020년까지 이 분에 총 2조1000억을 투자할 계획이다. 제약업계 전체 분위기는 삼성의 바이오시장 진출을 반긴다. 바이오제약 발전에 기폭제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크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5년 9월 바이오시밀러 제품인 '브렌시스'가 식약처로부터 국내 판매허가를 받았다. 브렌시스는 미국 화이자의 바이오 항체의약품 엔브렐의 적응증인 류머티스 관절염, 건선성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및 건선에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삼성 측은 반도체사업의 글로벌 진출 경험을 밑거름으로 바이오제약사업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정부 바이오시장 지원, 현장에서는 체감도 떨어져 = 정부는 2015년 3월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식약처 등 4개 부처 합동으로 바이오헬스 미래신산업 육성전략을 발표했다. 태동기 바이오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운다는 계획 아래, 유망 중소벤처기업 육성 등으로 글로벌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또 정부는 제약 바이오산업의 재정적 지원을 위한 육성펀드조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복지부 주관 제1호 글로벌제약산업 육성펀드(1000억원), 제2호 글로벌 제약산업 육성펀드(1350억원), 산자부 주관 바이오메디컬 신성장동력펀드(700억원) 조성을 통해 투자를 유인하고 있다.

식약처의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지원방안 일정을 보면, 우리나라는 2017년 4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확보해 세계 항체의약품 시장의 20% 점유를 목표로 삼았다. 식약처는 2017년까지 바이오시밀러 4개 품목, 줄기세포 치료제 6개 품목, 백신자급품목 20종, 다국가 임상수행 국내 수탁전문업체 3곳,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제조업체(CMO) 2곳 등을 키운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바이오시장 현장에서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재국 제약협회 이사는 "세계적으로 바이오제약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몇 년 새 바이오제약산업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해 업계는 크게 공감하고 있다"며 "하지만 앞으로 구체적인 재정 지원, 세제혜택, 제도 개선 등 방안들을 신속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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