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 안전 우리가 지킨다 | 안기만 경사 (서울 강동경찰서)

"학생들 이야기 경청하고 공감해야"

2016-03-18 11:10:51 게재
"학생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사람에게 마음을 열고 의지하게 됩니다. 때론 침묵으로 학생들의 마음을 인정해 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자칭 타칭 상담전문경찰관인 안기만(43) 경사의 말이다.

안 경사의 명함을 보면 경찰상담심리사 1급, 학교폭력상담사 2급, 상담심리학 학사, 성폭력·가정폭력상담원교육 수료, 서울가정법원 위탁보호위원 등 학교전담경찰관(SPO) 활동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엿보인다.

안 경사는 1998년 경찰관이 된 후 주로 정보업무를 하다 상담학 석사인 형수님의 권유로 경찰상담심리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후 사이버 대학에 입학해 상담심리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학교폭력상담과 성폭력, 가정폭력에 대한 상담공부도 계속 이어갔다.

그러다 2013년 여성청소년과 업무가 본격화되면서 학교전담경찰관에 지원했다. 현재 안 경사가 담당하는 학교는 초등학교 4곳, 중학교 2곳, 고등학교 2곳, 대안학교 1곳 등 총 9곳이다. 최근엔 서울지방경찰청에서 뽑은 상담분야 베스트 SPO로 뽑히기도 했다.

안 경사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풍선도 잘 만든다. 풍선아트를 시작한지 10년이 넘었다는 안 경사는 "작은 재주가 남에게 기쁨을 준다는 생각에 동호회 활동까지 하면서 기술을 익혔다"며 "학교 앞에서 하교하는 아이들에게 풍선을 하나씩 만들어주면 경찰아저씨가 풍선 만들어주는 것이 신기하다며 줄서서 받아간다"고 말했다.

안 경사는 강동경찰서에서 의경대원들과 차상위계층 학생들의 학습멘토 연결도 하고 있다. 대학생인 의경들은 재능기부를 통해 이웃에 대한 배려와 사회공헌을 배운다. 학생들은 과외공부를 하면서 진학과 함께 진로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다. 현재 강동경찰서에는 20명의 의경대원이 학습멘토를 맡아 30여명의 학생과 4명의 학교 밖 청소년이 함께 공부하고 있다.

안 경사는 지역에 있는 여러 기관들과 협조도 강조했다.

그는 "한 아이를 키울 때 마을 전체가 신경을 써야 한다는 말을 항상 생각한다"며 "서울시 청소년이동쉼터와 청소년 수련관, 강동 청소년 누리터 등의 시설과 적극적으로 연계해 아이들을 보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안 경사가 학교에서 가장 신경쓰고 있는 일은 '왕따'문제다. 그는 "학교 폭력 중 왕따가 가장 심각하고 해결도 어렵다"며 "왕따는 대부분 아이들간의 사소한 오해로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서로 서운한 부분을 들어주고 중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안 경사는 "친구들을 차별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내용을 알려주고 왕따를 시키는 친구나 당하는 친구들의 생각을 잘 들어주며 같이 놀고 싶어하는 친구와 잘 지내게 하는 방법 등을 설명해 주는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경사는 학부모들에 대한 강의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이들끼리 싸움은 대부분 쉽게 해결될 수 있는데 엄마들의 자존심 싸움으로 커지면 사건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경사는 "이런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강의에도 많은 신경을 쓴다"며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 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의 미래까지 배려할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학생 범죄를 예방하는 것은 국가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한다"며 "청소년시기에 학생들이 잘못될 길로 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어른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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