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산학협력으로 사회 맞춤형 인재 키운다

2016-04-28 13:51:59 게재

'인재제일'이 제1가치 … 산학프로그램 활성화

고용 디딤돌 통해 3만명에게 청년 일자리 제공

선진기업들은 한 사람이 일생 동안 추구할만한 숭고하고 떳떳한 명분을 임직원이나 고객에게 제시한다.

미국 자동차회사 포드는 1908년 T모델을 개발, 당시 고가의 사치품이던 자동차를 일반대중에게 보급했다. 미쓰시타는 '기업은 제품을 수돗물처럼 싸고 풍족하게 공급해 생활의 풍요에 기여해야 한다'는 '수도철학'을 주창했다. 소니는 전자제품이 아니라 '일본의 자부심'을 판다는 명분을 제시했다.

이는 인재가 만들어 내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보다 고차원적인 관점에서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마이스터고와 대학 특성화 학과 연결 = 삼성에서도 이를 볼 수 있다. 경영이념이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인류사회에 공헌한다'이다. 삼성의 5대 핵심가치인 인재제일 최고지향 변화선도 정도경영 상생추구 가운데 제1 가치가 인재제일이다.

이처럼 삼성은 인재의 채용과 육성을 중요시해왔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1993년에 "우수한 사람 한명이 천명, 만명을 먹여 살린다"며 우수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2012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가전박람회(CES)에서 "고용은 될 수 있으면 질 높은 사람을 더 많이 쓰고 더 적극적으로 젊은 사람을 뽑아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경쟁력은 △안에서는 사람과 기술 △밖에서는 사회의 믿음과 사랑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최근 우리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돼 국가적 문제로 대두된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에 나섰다.
삼성은 앞으로 2년 동안 1000억원 규모로 모두 3만명에게 청년 일자리와 교육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삼성은 삼성 협력사 취업 희망자에게 취업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는 '삼성 고용 디딤돌' 프로그램을 신설, 3000명의 취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취업자 선호기업과 기업이 원하는 인력이 맞지 않는 '인력 미스매치'를 해결하기 위해 마이스터고와 대학 특성화학과 등 '사회 맞춤형 학과'를 확대해 1600명을 양성해 채용할 계획이다. 또 직업 체험 인턴과 금융영업 분야에 4000개 일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이밖에 소프트웨어(SW) 비 전공자를 SW 엔지니어로 육성하는 프로그램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창업 컨설팅을 확대해 모두 1만1400명에게 청년 창업 활성화를 위한 교육을 제공한다.

고용의 선순환 구조 만드는 '고용 디딤돌 = 이번 발표에서 새로 실시되는 프로그램은 '삼성 고용 디딤돌'이다.

이는 삼성 계열사와 협력사 간 상생협력을 통해 삼성 협력사 취업 희망자에게 취업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는 직업훈련과 인턴십을 제공한다.

삼성은 협력사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 3000명을 선발한다. 3개월은 삼성에서 직무교육을, 3개월은 협력사에서 인턴십을 거친 뒤 삼성 협력사 채용으로 연계되는 프로그램이다. 직무교육과 인턴기간 중 청년에게 지급해야 하는 급여 150만원은 모두 삼성이 부담한다.

삼성은 이 프로그램을 거쳐 협력사에 4년 이상 근무할 경우 삼성 계열사 경력 사원으로 지원할 수 있게 해 고용 디딤돌이 '고용 사다리'가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또 매년 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SDI 등 전자 계열사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협력사 채용 한마당'을 삼성물산·삼성중공업·호텔신라 등 중공업·건설과 서비스 계열사까지 확대해 11월 개최할 예정이다.

협력사 채용 한마당은 삼성이 중소·중견 협력사에게 우수 인재를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준다. 또 구직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는 경쟁력 있는 유망 기업에 취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2014년의 경우 대덕전자 이오테크닉스 부전전자 등 삼성전자가 선정한 강소기업을 비롯, 모두 200개 협력사가 6개 직군에서 현장채용을 진행했다. 6개 직군은 연구개발 소프트웨어 경영지원 영업ㆍ마케팅 설비 기술 등이다.

사회 맞춤형 학과 확대, 1600명 양성 = 삼성이 '사회 맞춤형 학과'를 확대한 것은 '인력 미스매치'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하고 기업들은 인력난에 시달리는 모순적 현상이 상존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 대학에 설비 엔지니어 양성과정을 신설, 기업에 꼭 필요한 맞춤형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삼성은 29개 대학과 9개 전문대와 산학 협력을 맺었다.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금형 플랜트 소매유통 환경안전 등의 분야에서 사회 맞춤형 인재를 양성해 오고 있다.

대학뿐 아니라 마이스터고와도 협력을 넓혀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삼성은 수원하이텍고 동아마이스터고 구미전자공고 전북기계공고 원주의료고 등 전국 26개 마이스터고에서 맞춤형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직업 체험 인턴도 확대한다. 삼성은 전자제품 영업 업무를 3개월 동안 체험할 수 있는 전자판매 직업 체험 청년 인턴 2000명을 선발한다. 이들 청년 인턴은 전국 지점에서 직업을 체험하게 되며 월 150만원이 지급된다. 우수 인력은 채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보험설계사와 투자권유대행인 등 금융영업 분야 일자리 2000개도 새로 창출할 계획이다.

신규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도 빼놓을 수 없다. 삼성은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단지와 호텔신라 면세점, 신라스테이, 삼성바이오로직스 2·3 공장 증설 등 신규 투자를 통해 2017년까지 1만개 일자리를 새로 만들 예정이다.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해 청년 창업 활성화도 지원한다. 비 전공자 소프트웨어 교육과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한 창업 컨설팅 등 청년창업 활성화를 위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삼성은 소프트웨어 비 전공자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전환하는 프로그램을 모두 30개 대학과 20개 전문대학에서 6400명 규모로 확대한다.

특히 창조혁신센터가 있는 대구·경북 지역 5개 대학에서 신규로 소프트웨어 비전공자 400명을 선발해 SW교육을 거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전환할 수 있게 도울 방침이다. 또 대구·경북 지역 30개 대학과 협력해 앞으로 2년 동안 5000명에게 대구창조센터를 통한 창업교육을 제공한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고용디딤돌과 사회 맞춤형 학과 직업 체험 인턴, 창업 컨설팅 등을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고용과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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