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리딩(Rea ding)으로 리더(Leader)를 양성하는 <호수초등학교>

2016-05-12 23:09:54 게재

즐겁고 다양한 독서 활동으로 책과 함께하는 학교 문화 만들어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하지만 어느 새 독서는 의무가 되어가고 있고, 진정한 독서의 즐거움은 누려보기 힘들다. 특히 학년이 올라갈수록 책을 접할 수 있는 여유로움도 가질 수 없어 학교 ‘독서기록장’ 제도가 간신히 몇 권의 책을 찾아보게 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그 가운데 호수초등학교(교장 전영수)의 독서교육 프로그램은 의무가 아니라 스스로 참여하는 ‘즐거움’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눈길을 끈다.

 

3多(다) 3品(품)제로 운영되는 기본 독서 교육
 호수초 독서 교육은 ‘3다 3품제’가 중심이 된다. 3다 3품제는 독서의 즐거움을 발견하고,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생활 속에서 자리 잡는 독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글쓰기의 기본이라는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을 뜻하는 ‘3다’ 프로그램은 다양한 독서 활동을 포함한다.  많은 책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다독’은 재미와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활동들로 구성돼 있다. 전 학년을 대상으로 권장도서 100권 읽기를 기본으로 분기별 독서왕 시상, 권장도서 중 1권에서 출제되는 ‘퀴즈를 풀어라’(연6회), 신간도서 중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책 광고를 만들어보는 ‘신착도서를 알려라’(연2회), 외로울 때 혹은 화가 날 때 등 정해진 주제에 따라 어울리는 책을 골라 활동지를 작성하는 ‘000할 때는 이 책을’(연6회)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다작’은 2학년부터 시작하는 독서록과 함께 도서관 학습지, 가족신문전, 책 만들기 등 학급별 독서 활동이 포함돼 있다. ‘다상량’ 프로그램은 독서종합교육시스테을 활용해 학생들의 다양하고 창의적인 의견을 맘껏 펼칠 수 있는 장을 제공하고 있다. 3~6학년을 대상으로 월별로 책 내용과 관련된 토론 주제를 제시해 학교 온라인 독서토론 게시판에서나의 생각과 타인의 생각을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 그밖에 자신이 읽은 책을 친구들에게 소개하는 코너도 연중 운영된다. 학급별로는 책 읽는 우리 반 사진 찍기, 학급동화책 만들기, 학급추천 도서 광고 만들기 등의 독후활동이 진행된다.
독서 관련 대회도 다양하다. 독서감상문쓰기 대회(4월, 11월), 책 표지 그리기 대회(5월), 독서토론대회(9월, 6학년), 독서논술대회(7월, 4~6학년), 독서신문만들기 대회(6월,3~6학년), 독서골든벨(1~3학년), 독서경시대회(4~6학년)가 연말에 열린다.
이처럼 다독, 다작, 다상량 프로그램의 일정 목표치에 도달하면 해품, 달품, 별품(3품) 상을 수여해 칭찬과 격려도 아끼지 않고 있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양서가 가득한 도서관
 독서 문화의 중심 장소는 역시 도서관이다. 호수도서관은 학교 2층 복도 중심에 자리 잡고 있어 접근성이 높다는 게 장점이다. 화사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호수도서관은 입식과 좌식을 고루 갖추고 있어 제 집처럼 편안하게 독서를 할 수 있다. 호수도서관 범경화 사서는 “호수도서관은 2만8천 여권의 책을 소장하고 있다. 신착도서는 아이들이 관심 있고 재미있어 할 만한 책들을 중심으로 들여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들의 대출도 가능해 열린 도서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다양한 독서 관련 이벤트를 수시로 제공해 아이들에게 도서관을 찾는 즐거움을 심어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 학교가 하나 되는 독서축제한마당
 다양한 독서 활동 및 이벤트 중에서도 가을에 열리는 ‘호수 독서축제 한마당’은 그야말로 책과 매개로 하나 되는 축제이자, 호수초의 자랑거리다. 지난해엔 ‘세계의 신화와 전설’이라는 주제로 성대하게 치러지기도 했다. 독서감상문 및 독서감상화 우수작 전시, 가족신문 전시, 원화 전시 등의 전시 마당은 물론, 압화엽서만들기, 잠자리피리만들기, 나르시스의 거울수첩만들기, 북아트 올림포스의 열두신 등 주제 관련 체험마당이 마련됐다. 특히 이 행사는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호응도가 높은 행사이기도 하다. 범경화 사서는 “지난해 행사에 120여명의 학부모가 참여했을 만큼 지원과 관심이 높은 행사다. 이미 학교 독서분과 학부모회가 80여명의 학부모들이 활동하고 있는데, 전교 학생 수를 감안했을 때 상당히 높은 숫자다”고 설명했다.
반드시 해야 하는 강요이기 전에, 무엇보다 스스로 책을 접하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고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내는 것이 호수초의 독서교육프로그램이 자랑이 되는 이유다.

 
전영수 교장

“초등학교 시절, 독서는 다른 어떠한 활동보다 중요하다. 특히 중, 고등학교로 진학할수록, 앞서 초등 고학년만 되도 책을 접할 수 있는 시간이 여유롭지 못한 게 현 교육의 현실이다. 어렸을 때 접했던 책은 평생 정신적인 마음의 양식이자, 모든 학습의 기초가 되므로 중요성을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때문에 학교에서도 건전하고 바람직한 독서문화를 정착시키고, 학생들이 즐겁게 이를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할 몫이 있다. 호수초는 앞으로도 다양하고 즐거운 독서 장려 교육을 더욱 활성화 시켜갈 계획이다”

남지연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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