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암흑 물질과 공룡

공룡 멸종의 원인은 '암흑 물질'

2016-06-17 09:59:02 게재
리사 랜들 지음 / 김명남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만5000원

"암흑 물질이라는 우주에 있는 물질이 지구에 있는 공룡의 멸종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 고려대학교에서 개최된 기자 간담회에서 신간 '암흑 물질과 공룡'의 저자 리사 랜들 하버드대학교 교수가 한 말이다. 하버드대학교에서 여성 이론 물리학자로서 최초로 종신교수가 된 랜들 교수는 '숨겨진 우주'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 등의 저술 활동을 해 왔으며 신간 출간과 함께 NPKI(New Physics @ Korea Institute) 학회 참석 차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랜들 교수는 2007년 미국 타임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됐다.

암흑 물질은 물리학과 천문학, 입자 물리학과 우주론 분야에서 과학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새로운 분야다. 아직은 관측되지 않은 일종의 가설 물질로, 빛과 같은 전자기파와 상호 작용하지 않아 볼 수는 없으나 거대한 중력을 발휘하는 물질이다. 이 책은 암흑 물질이 6600만년 전 공룡의 멸종과 관련이 있다는 가설을 제기하고 이를 풀어나간다.

여러 분야의 과학자들이 당시 천체와 지구의 충돌로 공룡이 멸종됐다고까지는 밝혔지만 '왜 천체가 지구와 충돌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져 있지 않다. 랜들 교수는 이에 집중, 암흑 물질이 지구와 천체가 충돌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다. 암흑 물질로 이뤄진 원반의 중력 변화로 인해 멀리 있는 혜성이 지구로 다시 들어와 6600만년 전에 지구와 충돌, 결국 공룡이 멸종됐다는 것.

랜들 교수는 "이 책에는 우주학뿐 아니라 은하, 은하수, 태양계에 관한 내용들이 포함돼 있다"면서 "지구, 지구 환경, 지구가 속해 있는 태양계가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 하는 연결성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태양계에 영향을 미쳐서 지구 생물종의 멸종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연결해 내는 작업이 재미있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암흑 물질과 공룡'의 원제는 '연결성'을 강조한 '우주의 상호 연계성(The Astounding Interconnected of the Universe)'이다.

과학책이라고 하면 으레 어려울 것이라 짐작하지만 '암흑 물질과 공룡'은 그렇지 않다. 책을 읽는 대중들이 흥미를 놓지 않도록 다양한 일상의 사례들을 들면서 가급적 쉽게 서술하는 장점을 지닌 것. 대중을 대상으로 한 과학책의 모범 사례다. 랜들 교수는 "글을 쓰는 것은 어떤 퍼즐을 풀어 나가는 느낌으로 즐거운 경험"이라면서 "흩어져 있는 생각들이 좋은 이야기가 돼 사람들이 읽기에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글쓰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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