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족(혼자 밥먹는 1인가구) 유통업계 지도 바꾸나

2016-07-13 11:21:43 게재

1인가구 증가

편의점 상승세

다품종 소량 인기

'혼자 밥을 먹거나, 혼자 술을 먹는 1인가구(혼밥·혼술족)'가 늘면서 이들이 유통업계 지형을 변화시키고 있다.

1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가족변화에 따른 결혼·출산행태 변화와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의 1인 가구 수는 506만1000가구로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27.1%에 달했다. 66만1000가구를 기록한 1985년보다 약 6.7배가 증가한 수치다.


유통업계도 혼밥족을 겨냥하는 상품을 줄줄히 내 놓고 있다.

이마트는 가정 간편식으로 피코크를 선보이고 있는데 성장 속도가 빠르다. 2013년 1월 출시한 피코크는 출시 첫해 340억원 매출을 시작으로 2014년 750억원, 2015년 1270억원을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제품 종류도 매년 늘어 250종에서 지난해 600종까지 늘었다.

이마트는 올 연말까지 1400개까지 늘려 매출 15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마트는 4월에 집에서 흔히 먹는 찌개와 국 위주의 소포장 가정간편식 '피코크 집밥연구소'를 출시해 집밥이 그리운 1인가구를 겨냥하고 있다.

1인가구는 편의점 성장의 견인차 역할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5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살펴보면 유통업체의 전년동월대비 5월 매출은 편의점만 14.8% 상승했고, 백화점(2.7%) 대형마트(6.3%) 기업형슈퍼마켓(5.4%) 줄줄히 하락했다.

편의점은 혼밥족을 겨냥한 도시락 개발과 다품종 소량 판매로 1인가구를 꾸준히 공략해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편의점은 구매상품·서비스 종류 증가, 편의점 식품 호감도 증가 등으로 모든 상품군의 매출이 증가해 유통업체 매출동향조사(2013년 4월) 이후 연속해서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혼밥족의 편의점 의존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20대 전문 연구기관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조사한 '2016 청년세대 1인 가구 라이프스타일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5~35세 1인 가구의 편의점 방문 빈도는 주 평균 4.5회로 같은 연령대 다인 가구의 평균 방문 3.6회보다 높게 나타났다. 하루 평균 1회 이상 방문 비율 또한 20대 1인 가구(28.6%)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30대 다인 가구(19.2%)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

편의점들은 1인가구를 겨냥해 도시락 및 김밥, 햄버거는 물론 과일과 커피, 치킨 등 고급스럽고 다양한 상품을 구비하고 있다. 이외 택배, 공과금 납부 등 생활편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같은 요인으로 편의점 성장세는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내 편의점 수는 지난해 말 현재 3만2353개까지 늘었으며 전체 업계 매출 역시 2011년 9조2000억원, 2012년 10조9000억원, 2013년 11조7000억원, 2014년 12조7000억원, 지난해 16조5000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혼자 영화를 보는 '혼영족' 역시 늘고 있다. CGV 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전체 영화 티켓 매출 중 1인 티켓의 비율은 2013년 8.1% 2014년 9.7% 2015년 10.1%를 기록하는 등 점차 증가하고 있다. 메가박스는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해 2013년 코엑스점에 혼영족을 위한 싱글석 2개 관을 도입한 후 2014년 4개 관을 추가 도입했다.

문송이 대학내일20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새로운 소비주체로 떠오르고 있는 1인 가구는 가성비를 따지는 등 실용적인 소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1인가구를 겨냥한 제품이 유통가의 주력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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