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양만도 '연안오염총량관리제' 적용
마산만·시화호 이어 부산 진행중
해수부, 해양쓰레기 줄이기 시동
그린피스, "미세플라스틱 위험"
해양오염을 막고 수질을 포함 바다환경을 개선하지 않으면 해양산업은 물론 생태계 파괴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해수부는 27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동·서·남해 5대 거점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깨끗한 바다를 위해 해(海)치우자'는 해양쓰레기 줄이기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19일 밝혔다. 최준욱 해수부 해양산업정책관은 "행사기간 동안 멸종위기 북극곰이 그려진 쓰레기 봉투를 배포한 후 봉투에 쓰레기를 담아온 시민에게 해양심층수를 주고, 해양쓰레기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설문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행사 마지막 날엔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에서 수중 쓰레기 수거·정화활동도 열 계획이다.
◆마산만 수질개선 희망 = 해수부는 해양쓰레기 줄이기 캠페인과 함께 연안오염총량관리제도를 확대하고 있다. 연안오염총량관리제도는 대상 해역의 관리대상 오염물질과 목표수질을 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바다로 흘러드는 오염물질의 총량을 일정 수준 이하로 관리하는 제도다.
송상근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관은 "마산만, 시화호에 이어 지난해 10월부터는 부산연안으로 대상해역을 확대했다"며 "내년에는 울산만, 2019년에는 광양만으로 추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70년대 이후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집중적인 매립으로 해양수질이 악화된 마산만은 2008년부터 시작한 연안오염총량관리에 따라 지속적으로 수질이 개선되고 있다. 해수부에 따르면 2006년 마산만 수질은 시화호를 제외하고 전국 최악으로 진단됐지만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이 2005년 3등급 수준인 2.59mg/L에서 지난해 2등급 수준인 1.89mg/L로 27% 개선됐다. 그동안 마산은 민·관·산·학이 함께한 협의회를 구성해 해양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교육·홍보사업을 진행하며 지역주민들이 해양환경보호에 대해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또 하수관거 정비, 생태하천 조성, 하수종말처리장 고도화 등 오염물질 저감시설을 설치하고 개발사업도 조정했다.
해수부는 마산만의 성과를 확산하기 위해 수질 개선이 시급한 해역으로 이 사업을 확대했다. 2013년부터 사업을 시작한 시화호는 방조제 축조 이후 수질이 계속 악화돼 해수 유통을 통한 해양환경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송산그린시티, 시화조력발전, 대송단지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예정돼 있어 해수유통 이후에도 수질기준 2등급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부산도 해운대·광안리 해수욕장이 있는 연안해역 수질(1.4mg/L)이 먼바다 수질(1.1mg/L)보다 오염이 심해 쾌적한 해양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해수부는 2019년 수질 목표 1.35mg/L를 달성한 후 2034년까지 1.0mg/L로 수질을 개선해 대도시에 위치한 해수욕장 중 세계 최고 수질을 확보할 목표를 세웠다.
◆해양생태계 파괴 막을 미세플라스틱 규제 시급 = 해양환경 개선 노력이 해양쓰레기 줄이기나 수질 개선을 넘어 미세플라스틱 차단을 통한 해양생태계 지키기로 확대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최근 '우리가 먹는 해산물 속 플라스틱'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하며 미세 플라스틱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생활용품 속 미세 플라스틱에 대한 법적 규제를 요구했다. 60편의 학술연구서를 종합해 작성된 이 보고서는 사람이 섭취하는 다양한 해산물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되고 있고, 그 영향이 해양 생태계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까지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린피스는 학술 논문을 검토한 결과, 홍합 굴 게 숭어 대서양참다랑어 날개다랑어 바닷가재 등 다양한 해산물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되거나 전이·축적됐다고 확인했다. 미세 플라스틱을 삼킨 해양생물들은 장폐색, 산화 스트레스, 섭식 행동장애, 에너지 감소, 성장 및 번식장애 등을 겪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 플라스틱은 직경 5mm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이다. 용도에 따라 처음부터 작게 만들어진 플라스틱 입자를 '1차 미세 플라스틱'이라 하고,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 들어간 후 시간이 지나면서 마모되고 작아진 것을 '2차 미세 플라스틱'이라 부른다. 현재 전 세계 바다를 떠다니는 미세 플라스틱은 51조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엔 특히 화장품과 치약 등 생활용품에 들어가는 미세 플라스틱 '마이크로비즈 (microbeads)'에 대한 규제가 확산되고 있다. 마이크로비즈는 치약, 각질 제거용 세안제 등 주로 물로 씻어내는 제품에 세정기능을 높이기 위해 첨가되는 1차 미세 플라스틱이다. 보통 하수처리시설에서 걸러지지 않고 강과 바다로 유입된다. 유럽연합(EU) 환경집행위원회는 화장품에 사용된 마이크로비즈가 최대 8627톤씩 매년 유럽 바다로 흘러든다는 보고서도 냈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미국이 지난해 마이크로비즈 금지 법안을 통과시켰고, 최근 캐나다 대만 영국 호주 정부가 마이크로비즈 규제 법안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박태현 그린피스 해양보호 캠페이너는 "마이크로비즈는 즉각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며 "해수부 환경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련 부처가 협력해 관련 규제를 신속히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