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공부하는 ‘인내’

2016-07-27 00:39:34 게재

나는 고등학교 때 유도를 수련했다. 모든 운동이 힘들지만 일단 유도는 도복이 두껍고, 상대방의 체중으로 훈련하기 때문에 다른 운동보다 훨씬 더 많은 땀이 쏟아진다. 유도는 여름철에도 도복을 입어야 한다. 여름날 쏟은 땀은 그 다음날 까지 두꺼운 도복에 스며 있다. 스승님께서 ‘모든 도(道)는 참는데서 시작한다.’라고 가르치셨다. 생각해 보면 인생의 가장 밑바탕은 인내라고 말씀하신 것을 깨달을 수 있다.
무더운 여름, 축축한 도복을 입고, 매트 위에서 한 바탕 구르고 도복을 벗는 것만으로도 지금까지 살면서 느꼈던 그 어느 순간보다도 시원한 청량감이었다. 이러한 순간을 반복하면서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것 또한 깨달을 수 있다.
얼마 전 ‘분노 조절 장애’라는 뉴스를 본적이 있다. 내가 자랄 때는 들어보지 못한 말이다. 화(분노)가 일어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성장과정에 따른 인내심의 형성정도에 따라, 누구는 쉽게 화를 내고, 어떤 이는 화를 잘 다스릴 뿐이다.
비 내리면 쉬고, 눈 내리면 쉬고, 더워서 쉬고, 추워서 쉬고, 재미없으면 그만두고, 힘들면 그만두는 것이 도장을 운영하면서 학부모들에게 늘 듣는 얘기들이다. 이렇다면 언제 인내심을 기른단 말인가? 물론 공부를 근성 있게 해도 한계를 극복하며 인내심을 기를 수 있지만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듯이 한 분야에서 끈기 없는 친구들은 다른 분야에서도 그렇지 않을 확률이 높다. 그래서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운동도 잘하는 것이 아이러니 하지 않다.
도장 본연의 교육목표는 인성교육이 아니다. 힘든 과정을 극복하며 승부를 위해서 끊임없이 정진하는 무도 본연의 진정한 수련을 통해, 인내를 키워가고, 상대를 배려하며, 스승님을 존경하고, 부모님의 사랑을 깨달으며, 결국 살아가는 방법(道)을 가르치는 곳이다. 이러한 과정 속에 인성교육은 저절로 되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인내의 과정 없이 말로만 하는 인성교육에서는 입으로 바른 말을 할 수 있을 지언정 행동으로 나타내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뜨거운 여름, 추운 겨울 등 환경을 극복하고 중단 없이 정진하는 과정 속에서 환경도 극복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인내가 길러질 것이며, 결국 이러한 인내는 인생을 성공으로 이끌 것이다./블랙벨트센터

블랙벨트센터 강윤석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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