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서울형 작은 학교' 추진
통폐합 대신 특성살린 혁신학교 육성
재동·교동·북한산초 등 8개교 선정 … 교사·학부모·학생·시민 평가 따라 확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통·폐합 위기에 몰린 서울 시내 작은 학교들을 가고 싶고 머물고 싶은 학교로 다시 태어나도록 만드는 '서울형 작은 학교' 정책을 오는 2017학년도 1학기부터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통·폐합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교육부의 소규모 학교 정책과 상반된 것이아서 정책 성공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 교육감은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만이 문제 해결의 유일한 방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발상을 달리해 작은 학교의 장점을 살리고 그 학교의 환경과 여건에 맞추어 특색 있는 교육과정 운영 등을 통해 작은 학교를 새롭게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는 소규모 학교에 대해 통·폐합하는 것만이 해결 방안이라고 생각해왔다"며 "학교 하나가 사라지면 역사가 사라지고, 마을의 구심과 활력이 되었던 아이들의 함성소리도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또 "오래된 작은 학교를 무작정 보존하자는 것만은 아니다"면서 "이 정책은 도심이 황량한 기능성 공간으로 전락하도록 방치하지 않고, 아이들의 뛰노는 소리가 들리게 함으로써 저출산 인구 절벽 시대에 서울시민 모두가 아이들의 배움과 성장이 이뤄지는 공간에 대해 관심을 가지도록 하자는 의도도 있다"고 강조했다.
지원 대상에는 학생 수 200명 이하 학교 중 위치와 역사적 상징성, 중장기 학생 배치 계획 등을 고려해 용암초, 재동초, 북한산초, 한강초, 교동초, 개화초, 본동초, 양남초 등 8개교가 선정됐다.
서울시교육청은 향후 이 사업에 대한 교사·학부모·학생·시민의 반응과 평가를 바탕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선정된 학교들에 교육·문화예술·복지 프로그램과 시설 등 맞춤형 지원을 통해 각각의 특색을 살려 학생·학부모·교원·지역사회 모두가 만족하는 혁신미래학교를 만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우수 교원 확보를 위해 교원(교장, 교사) 초빙을 확대하고 △학생들의 학교 적응력 향상을 위해 전문상담사를 배치하며 △맞춤형 돌봄 지원 강화를 위해 지자체 등과 협의해 '원스톱 에듀케어 지원시스템'을 확대한다. 또 △원거리 학생의 통학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스쿨버스 운영 △학교별 특색 있는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예산과 컨설팅 지원 △노후된 교육환경개선을 위한 친환경·생태 공간 등 맞춤형 시설 지원 등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아울러 지역사회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학부모·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교육공동체 활동 활성화 프로그램 지원 △우리학교 역사박물관·공예체험실 등의 설치·개방을 통해 학교를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복합생활 문화공간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사업이 도심 공동화 및 지역사회 환경 때문에 교육 여건이 날로 악화되는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하지 않고, 작은 학교의 특성화된 프로그램 지원과 교육환경을 개선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 학교가 지역사회를 선도하는 문화 중심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