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보·남녀노소, '박근혜 퇴진' 한목소리
"비선실세 국정개입은 국민주권 유린한 반헌법적 행위" … 보수원로도 "대통령 조사" 시국선언 단체·규모 확대
대학가 시국선언은 일주일 만에 100곳을 넘었다. 2030 청년들의 모임 '청년하다'에 따르면 1일 현재 경희대, 울산과학기술원(UNIST), 청주교대 등이 시국선언을 발표하거나 동참 예정 의사를 밝혀 전국 107개의 대학에서 시국선언을 했다. 앞으로도 여전히 시국선언 참여의사를 표명한 대학들이 있어 그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역사학회와 한국사연구회 등 역사학계 47개 학회·단체는 "왕조시대에서도 쉽게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자행됐다는 사실에 경악한다"며 "박 대통령과 관련자는 국민 앞에 모든 진실을 밝히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 역사교육을 퇴행시키는 일체 정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화학섬유연맹과 한국노총 금속노련·화학노련 등 양대노총 제조부문 공동투쟁본부는 공동 성명을 내고 "박 대통령의 퇴진과 현 정권이 추진한 '노동개악' 중단"을 촉구했다.
종교계와 문화예술계도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대한불교청년회 등 20여 개 불교 단체가 참여하는 '불교단체 공동행동'은 서울 조계사 일주문에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에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정평위원장 유흥식 주교 명의의 성명에서 "비선 실세를 통한 국정 개입 관련자 전원에 대한 엄정한 수사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 성향의 개신교 교단협의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도 이날 성명을 내고 엄중한 수사와 처벌, 거국내각 구성을 촉구했다.
문화연대·한국작가회의·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등을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인들은 오는 4일 오전 11시 시국선언을 할 계획이다. 이들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많은 비리와 전횡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벌어졌다는 것은 충격"이라며 "국정을 농단하고 예술 검열을 자행하고, 문화행정을 파탄 낸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보수단체도 목소리를 냈다. 보수 원로들의 모임인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은 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을 탈당해 거국 중립내각을 구성하고 모든 조사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성명을 내고 "비선에 의한 국정농단은 심각한 국기문란 사태로, 한 치의 의혹도 남기지 말고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들은 대통령 하야 요구 등에는 선을 그었다.
한편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2일 오전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시국회의를 개최한다. 회의에서는 박근혜 퇴진과 모든 책임자들의 전원 사퇴와 처벌, 국민 주권회복을 강력히 요구하는 국민과 함께 책임을 다하고자 향후 범국민적인 공동행동과 이를 위한 대책을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