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어린이안전대상-대상 (대통령상)│광주광역시 남구

부엉이 가게가 지키는 '안전한 마을'

2016-12-14 13:00:58 게재

조례 만들고 예산 과감하게 투자

마을공동체 운영 안전박람회 눈길

"어린이가 안전한 안심타운을 만들겠습니다."

제6회 어린이안전대상 대통령상을 받은 최영호(사진) 광주 남구청장의 수상소감이다. 최 구청장이 자신있게 안심타운을 얘기할 수 있는 것은 '부엉이 가게' 덕이다. 어쩌면 사소한 마을 사업으로 끝났을 지도 모를 이 사업은 효과가 입증되면서 광주 남구 전역으로, 더 나아가 전국으로 확산 중이다. 최 구청장은 "마을공동체가 함께 할 때 진정한 안전타운을 조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엉이 가게, 경찰서와 핫라인 설치 = 광주 남구가 시행한 어린이안전 정책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단연 '부엉이 가게'다. 성범죄나 강력범죄 등 긴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부엉이 가게'로 인증된 편의점이나 식당 등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 마을 네트워크 사업이다. 현재 전형적인 구도심 지역인 봉선1동에서 시행 중이다. 현재 부엉이 가게로 지정된 곳은 30여곳. 여성이나 어린이, 노인 등 사회적 약자 계층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식당이나 마트, 미용실 등을 지정했다. 이들 업소에는 부엉이 가게임을 알리는 커다란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부엉이 가게는 경찰서와도 핫라인이 설치돼 있어 긴급출동도 이뤄지도록 구성돼 있다.

부엉이 가게 이용자들은 어린이들을 비롯한 취약계층이다. 특히 어린이들의 이용이 많다. 성범죄나 강력범죄는 물론 사소한 사고, 불편도 부엉이 가게들이 해결해준다. 귀가가 늦은 부모를 혼자 기다리기 무서워 도움을 청하는 아이를 부엉이 가게 에서 데려다 보호해준 일도 있었고, 혼자 라면을 끓여먹다 뜨거운 국물에 덴 아이에게 응급처치를 해준 사례도 있었다. 특히 이 사업이 관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로 진행되고 유지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주민들은 "온 마을이 안전을 함께 만들어가는 중"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광주 남구는 봉선1동 부엉이 가게의 모범을 구 전역으로 확대 중이다. 현재 16개 동 166곳에 부엉이 가게를 확대했다.

올해 5월 20일 '부엉이 가게'로 유명해진 봉선1동에서 진행한 '봉선노들행복 안전체험박람회' 모습이다. 2014년부터 3년째 진행되온 행사로 어린이, 주민 등 1000여명과 유관기관 10곳이 참여해 17개 안전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 광주 남구 제공


마을 안전 가이드맵 제작 = 마을 안전 가이드맵도 눈에 띄는 어린이 안전 시책이다. 마을 안전 가이드맵은 마을별로 교통사고 위험지역, CCTV 설치지역 부엉이가게, 긴급의료기관 등의 위치를 학교 중심으로 표시한 지도다. 지도에는 생활안전, 사회재난, 자연재난 등 유형별 위급상황에 대한 행동수칙도 수록돼 있어 사고발생 시 어린이들의 초동대처능력을 키워주는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어린이 안전지도 제작도 비슷한 사업이다. 학교 주변 위험공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제작된 지도를 활용해 학교 주변 위험환경을 개선해나가는 사업이다. 다른 지자체들도 많이 시행하는 사업이지만 광주 남구가 특별히 돋보이는 이유는 역시 봉선1동을 비롯한 마을공동체가 함께 지도제작 이후 환경개선에 참여한다는 점이다. 마을 공동체는 어린이들과 함께 자체 안전박람회를 개최하고 안전거리도 조성하는 등 안전사업에 대한 확장성이 무한하다.

과감한 예산, 꼼꼼한 조례 = 광주 남구가 최근 3년 동안 어린이 안전에 투자한 예산은 268억원. 광역시 자치구가 배정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정도로 많은 규모다. 안전문화 확산과 관련한 자치법규도 24건이나 제·개정했고, 안전시설 설치나 각종 안전정책과 관련한 자치법규도 9건이나 만들었다.

어린이 안전을 위한 시책들도 다양하다. 어린이 안전 네트워크 구축, 동 복지호민관협의체 운영, 어린이 친화도시 조성, 어린이 안심나들이길 조성, 안심마을 만들기 사업 등 22개 시책이 어린이 안전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이다.

이 같은 상황은 지방자치시대 단체장의 관심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최 구청장은 "어린이들이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자치단체장 책무"라며 "어린이가 안전한 도시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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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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