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롭고 민주적인 사회, 시민들이 만들자"

2016-12-22 11:04:58 게재

'도로 박근혜'는 안돼 … 각계 토론회 봇물

헌법적 과제와 국민기본권 확대 방안 모색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각계각층에서는 보다 정의롭고 민주적인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한 토론회가 잇따르고 있다.

토론회에 참가한 각계 전문가들은 232만개의 촛불로 타오른 국민들의 열망은 건국 이래 쌓여온 모든 구조적 문제들이 축적되어 폭발한 것으로 새로운 국가구조와 국가체제의 개혁을 바라는 국민들의 함성이라고 평가하며 새로운 사회건설을 위해 해결해 나가야할 개혁과제와 주요 정책들,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모색했다. 또 이들은 '도로 박근혜'는 촛불민심이 아니라며 박근혜 퇴진과 함께 사회 곳곳에 남아있는 국정농단 공범자들과 박근혜표 정책들을 먼저 청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세월호 등 긴급 현안 해결해야" =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22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박근혜와 함께 청산되어야 할 6대 긴급현안 연내 해결 촉구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강병원, 도종환, 설훈, 유은혜, 이용득, 한정애 의원과 국민의당 김삼화, 김성식 의원, 정의당 이정미, 추혜선 의원, 무소속의 김종훈, 윤종오 의원이 함께 했다. 토론회에서는 올해 안에 해결해야 할 긴급현안으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세월호 인양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살인 특검 도입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언론 장악, 방송법 개정 △성과퇴출제 저지 △사드배치 중단 등이 제시됐다.

참여연대와 고려대 정당법연구센터,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법과사회이론학회는 이날 오전 10시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탄핵 심판,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가'라는 제목으로 긴급좌담회를 가졌다. 토론 주제는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심판의 성질과 절차, 증거기준, 형사범죄 여부가 문제가 되는지 여부 등 탄핵 사유의 범위를 짚어보고 탄핵 심판이 진행되어야 할 방향 등이다. 이날 토론회에는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사회로 김선택 고려대 교수와 서보학 경희대 교수, 이재화 변호사, 정태호 경희대 교수, 한상희 건국대 교수 등이 패널로 참가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시민사회원로들의 모임인 2017민주평화포럼에서 '탄핵 이후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진행한다.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의 발제에 이어 이상구 복지소사이어티 운영위원장이 국민불안 요소의 전면해소와 체제전환을 위한 대안정책에 관해 발표한다. 박순성 동국대 교수는 당면한 개혁과제들에 대해, 이창근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노동악법개혁, 경제민주화와 산업구조재편, 노동시장 개혁방안 등 노동현안에 대한 발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전날 오후에도 두 건의 토론회가 진행됐다. 우리헌법읽기국민운동과 노회찬의원실 주최로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실에서 열린 포럼은 '국정농단 사태 이후 '포스트-박근혜'의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헌법적 과제와 국민기본권 확대, 국가개혁방안에 대한 토'이라는 제목으로 국정농단사태를 헌법적 차원에서 평가하고 향후 새로운 사회건설의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됐다. 이날 포럼에는 헌법학·정치학·사회학 전공학자들과 헌법운동시민단체 활동가들이 함께 했다.

◆촛불의 명령은 진정한 민주국가 수립 = 같은 시간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는 '촛불시민혁명과 한국사회 대변혁'을 주제로 시민사회-국회 대토론회가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개혁성향 국회의원들의 정책의견정치행동그룹인 '더좋은 미래'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더미래연구소 공동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정현백 성균관대학교 교수가 좌장으로 참여하고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위원장(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공동상황실장)이 '촛불시민혁명과 한국사회 대변혁 과제'를 주제로 기조발제를 했다.

이틀 동안 열린 토론회의 주최와 참가자는 각기 달랐지만 이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한 것은 박근혜 퇴진 이후 새로운 사회를 건설해야 하며 여기에는 반드시 시민들이 함께 해야한다는 내용이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32만개의 촛불은 비선으로 해체되어 버린 대통령직을 원상태로 되돌려 놓고, 사적 탐욕으로 유린된 정책과정들을 합법성과 민주성과 책임성을 갖춘 정상국가로 되돌려 놓자는 국민적 명령"이라며 "1987년의 오류를 딛고 민주공화국의 진정한 주체로 곧추서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박래군 퇴진행동 상임운영위원은 "지금 광장에 나오는 국민들은 우리 사회의 불공정, 부정의한 관행, 부정부패의 구조 등 적폐 청산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우리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구조적, 제도적인 문제들을 혁파하고, 새로운 국가의 상을 제시한 개혁이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태선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도 촛불의 명령은 진정한 민주국가 수립이라고 강조했다. 권 대표는 "일각에서 일고 있는 개헌 논의는 시작한 것으로 족하고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것과 같은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것으로 한정되어서는 안 된다"며 "대선 후보자들의 경우 각자의 유불리를 떠나서 이 시대 이 나라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최선의 후보를 뽑을 수 있는 최선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 이후의 과정에서 만약 당파나 개인의 이해관계를 앞세울 경우 국민으로부터 버림받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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