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산업계는 …

중소기업 경영환경 '난국'에 경제민주화 '기대'

2017-01-02 10:41:46 게재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

중기청 승격 등 추진

"우리는 대격변기를 마주하고 있다. 경제·정치·사회적으로 불어 닥칠 변화는 방향성을 쉽사리 예단하기 어려운 실정이다."(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중소기업계에 2017년은 위기와 기회가 교차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계는 2017년 사자성어로 파부침주(破釜沈舟)를 꼽았다. '살아 돌아오기를 기약하지 않고 결사적 각오로 싸우겠다'는 의미다. 2016년 '동주공제'(同舟共濟)' 보다 더 굳은 결의가 요구되는 대내외 경영환경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가동률·설비투자 하락세 = 이런 반응은 엄살로 보이지 않는다. 부진한 경기상황으로 경기개선에 대한 기대심리가 악화돼 가동률 및 설비투자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가동률전망지수(BSI)는 2011년 99에서 2016년 상반기 76으로 추락했다. 설비투자(전년 대비)도 2013년 15.4%에서 2016년 상반기 13.2%로 떨어졌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한 중소기업 건강도지수(SBHI) 가운데 올 1월 업황전망은 81.7로 3월(89.2)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업황실적도 지난해 12월(79.7)로 3월(85.7)보다 크게 떨어졌다.

IBK경제연구소는 지난달 내놓은 '2016년 경제 및 중소기업 전망' 보고서에서 2016년 1∼9월까지 중소기업 생산지수와 재고지수 평균 격차가 15.1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로 벌어졌다고 분석했다.

중소기업 설비투자전망조사에서도 기존 설비로도 충분하다고 응답한 기업이 작년 70.5%에서 올해 73.4%로 증가했다. 동종 업계가 설비 투자를 축소하거나 앞으로 투자계획이 없을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도 2010년 이후 최대치인 56.2%를 기록했다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신년사에서 "경제환경 변화의 불확실성이 크다"며 "옷고름을 단단히 여미고 닥쳐올 간난신고(艱難辛苦)를 감당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한 시장경제 구축 = 경영환경의 '총체적 난국' 속에서도 다시 불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민주화'는 중소기업계에 기회가 될 전망이다.

대선을 앞두고 국회 다수를 차지한 야권에서는 '경제민주화'를 이슈로 삼을 방침을 굳혔다. 중소기업계도 유명무실해진 경제민주화를 다시 일으켜 세워 '중소기업 중심의 바른 시장경제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신년사에서 "중소기업·소상공인이 중심이 된 지속가능한 균형성장 토대를 이룰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바른 시장경제 조성을 위한 정책과제로 △공정한 시장경제 △합리적 금융·노동 자원배분 △중소기업 거버넌스 확립을 핵심 의제로 삼아 분야별 세부 추진과제를 구체화해 정부와 국회에 제안할 계획이다.

특히 중소기업청 승격,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 동반성장위원장 선임, 강력한 징벌적 손해배상 등 대기업에 입김에 밀렸던 사안들을 힘있게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벤처업계에서는 '제2 벤처붐' 확산이 관심이다. 핵심은 올해 일몰되는 벤처기업특별법을 일반법으로 전환해 벤처생태계를 구축하자는 내용이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벤처펀드 조성액은 3조원, 벤처투자액은 2조원을 돌파해 역대 최고 신기록을 다시 한번 갱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준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세계적인 경제 저성장 기조에도 벤처기업 3만개 시대를 활짝 열었고, 매출 1000억 벤처기업 460개, 1조 벤처기업도 6개를 배출했다"고 자평하며 "새해에도 벤처업계의 더 큰 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리더십 확보 필요 =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먼저 중소기업계의 리더십이 세워져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는 그동안 중소기업계의 구심 역할을 했던 중기중앙회의 역할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중소기업·소상공인 단체의 지지를 기반으로 중소기업청, 학계, 여론 등과 협력 강화도 필요하다는 지적하다. 중소기업계 핵심관계자는 "정치지형은 중소기업에 매우 유리한 상황인데 이를 활용하는 것은 중소기업계 몫"이라며 "중기중앙회의 통큰 협력의지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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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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