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검찰에 "혼자 안 죽는다"

2017-04-06 00:00:01 게재

김어준 "우병우가 '나 건드리면 검찰 아수라장 만들겠다'고 말했다" 폭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검찰을 향해 '나 죽일려면 다 각오해야 할 것.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버릴테야'라고 협박했다."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씨가 5일 오전 교통방송(tbs)의 '뉴스공장'에서 한 말이다. 검찰의 사법처리 움직임에 대해 우 전 수석이 검찰을 협박하며 저항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검 "검찰 협박설 사실 아니다" = 김씨는 '뉴스공장'에서 "최근 복수의 검찰 고위관계자로부터 굉장히 흥미로운 애기를 들었다"며 "우 전 수석이 자신에 대한 수사 압박이 시작될 것 같으니까 자신은 몇 년 더 감옥에 가도 상관없으니까 다 끌고 가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기서 다 끌고 가겠다는 대상은 현직 검찰 간부 중에 소위 우병우 라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라며 "전직이 아니라 현직 검찰 관계자 중에 그 라인이 누군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나를 건드리면 아수라장 되니 적당히 하라'는 것으로 이건 협박"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씨는 "우병우 수사를 대충하면 여론이 그냥 두지 않고 또 다음 정권도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고, 샅샅이 뒤지자니 (우병우가 폭로를 해) 두자리수 정도의 고위 간부들이 연루돼 그것도 여론의 지탄대상이 될 것이고... 깊은 한숨과 고뇌가 검찰 수뇌부 분위기"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 검찰 관계자는 "우 전 수석이 며칠전 복수의 검찰 고위층에게 전화를 해 '혼자 죽지 않겠다'고 협박했다고 들었다"며 김씨의 폭로가 사실임을 확인했다.

한편 대검찰청 한 관계자는 우 전 수석의 검찰 고위층 협박설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우 전 수석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검찰 수뇌부와 수시통화 드러나 = 우 전 수석과 검찰의 유착의혹은 박영수 특별검사에 의해 상당부분 드러났다.

특검이 청구했다가 기각된 우 전 수석 구속영장에 따르면, 검찰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실이 드러난 직후 청와대 압수수색 당일 우 전 수석측과 수차례 전화를 주고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한웅재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장은 청와대 압수수색을 시도한 지난해 10월 29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우 전 수석 산하에 있는 윤장석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6차례 통화했다. 특검측은 "압수수색영장 집행전에 윤 비서관이 한 부장과 수차례 통화한 것은 영장 집행관련 논의를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검찰의 압수수색 정보가 사전에 청와대로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우 전 수석은 자신의 비리 의혹이 불거질 당시 검찰 고위층과 수시로 통화를 한 것으로 특별검사 수사결과 드러나기도 했다.

특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조선일보가 우 전 수석 처가와 넥슨간의 부동산 거래 의혹을 보도한 시점을 전후한 7월부터 10월까지 우 전 수석은 김수남 검찰총장과 20여 차례 통화했다. 이 전 감찰관이 우 전 수석 감찰에 착수한 지 4일 뒤인 2016년 7월 29일 우 전 수석은 김 총장에게 전화해 16분 동안 통화했다. 이 전 감찰관이 특정언론에 감찰정보를 유출했다는 MBC 보도 직후인 8월 16일엔 김 총장이 우 전 수석에게 전화해 17분간 통화했다.

검찰이 우 전 수석과 이 전 감찰관을 수사할 특별수사팀을 출범한 날에도 우 전 수석은 김 총장에게 전화해 21분 동안 통화했다. 당시 특검팀은 "검찰이 우 전 수석 수사를 본격화한 시기임을 감안할 때 극히 부적절한 접촉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당시 대검 관계자는 "검찰개혁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얘기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참여연대 "우병우 범죄 검찰수뇌부와 연결" =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과는 같은 시기 무려 1000여회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안 국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 수석과 수사와 관련해 민정수석실에 보고나 연락을 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수사와 관련해 우 수석과 어떤 의사 교류도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안 국장은 "검찰 관련한 업무상 통화를 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우 전 수석의 비리의혹이 불거지고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는 상황에서 공식적인 업무상 얘기만 했다는 해명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우 전 수석은 검찰내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을 수사할 특별수사본부가 구성되기 직전인 지난해 10월 18일엔 김주현 대검 차장검사과, 25일엔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참여연대는 지난 3일 발간한 '박근혜 정부 4년 검찰보고서'에서 "우병우의 직무 범죄는 현직 검찰 수뇌부와도 연결돼 있기 때문에 수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우병우에 대한 비리는 또 다른 특검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에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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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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