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맛, 옛날 그 메뉴로 다시 찾아왔어요

2017-09-19 00:00:01 게재

[율동공원 ‘좋구먼 반상’]

토속음식 전문 ‘좋구먼’의 스토리를 보면, 분당의 한식연대기를 알 수 있을 정도이다. 분당 개발 초기, 1996년 율동호수가 숲속에 숨어있고 포장마저 안 된 외길 속 작은 초가집에서 시작된 ‘좋구먼’은 전통찻집에서, 맛깔스러운 단품요리로 그리고 반상차림으로 발전되다가 결국 한정식으로 탄탄한 지역브랜드의 입지를 굳히게 되었다. 음식을 인정받으면서 손님들의 관심도 증폭 되었는데 반상차림으로 운영을 할 때에는 30평 초가집 앞엔 기다리는 손님이 가득하고 차 댈 곳이 없어 빚어진 혼잡으로 경찰마저 종종 출동되곤 했다고 한다. 그랬던 ‘좋구먼’이 한정식과 더불어 다시금 반상차림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기억에 남는 맛,
그 때 그 시절의 반상 메뉴 다시 소환

‘좋구먼 반상’이 지난 11일 새롭게 런칭되었다. 장소는 율동공원 예전 초가집 자리, 지금은 번듯한 새 건물을 지었고, 현대적인 감각의 인테리어와 한국의 고유한 정이 느껴지는 소품으로 꾸며놓은 공간을 자랑한다. 세 방향으로 창문이 있어 확 트인 느낌이 나는 이곳은 기존의 ‘좋구먼’과는 다른 현대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음식 맛은 변함이 없다. 밥을 주식으로 하여 반찬과 함께 차려내는 반상이 메인테마이다. 반상의 종류는 중심 메뉴가 무엇인지에 따라 다른데, 철판제육볶음, 코다리 구이, 불쭈꾸미 볶음, 보쌈 이렇게 준비되어 있다. ‘좋구먼’의 핵심인 청국장 찌개, 고등어 구이, 솥밥이 제공되며 반찬으로는 직접 담은 된장, 고추장, 간장으로 맛을 낸 나물류, 샐러드, 김치류, 밑반찬류, 버섯 탕수, 잡채 등이 한상 가득 차려진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음식들로 구성했다고 한다.
‘좋구먼’에서 자랑하는 청국장은 균사가 살아있는 찐득한 청국장으로 구수하면서도 냄새가 적은 건강한 청국장, 짜지 않으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져 현대인의 입맛에도 전혀 거부감이 없다. 여기에 갓 지어낸 밥은 찰떡궁합이다. 주문 후 고압으로 지어내어 밥에 유난히 윤기가 흐르고, 차져 입맛이 확 돈다.
토속 음식과 잘 어울리는 모던한 백자그릇에 소복이 담겨 나오는 요리들은 어느 하나 소홀한 음식이 없다. 계절에 맞춰 맛있는 음식만 선별하여 구성하기에, 전체적으로 조화롭고 집에서 일일이 손질해 만들어 먹기 힘든 음식들이라 더 귀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래서 그런지 무척이나 대접을 받는 느낌이다. 
첫날부터 방문한 최옥정(62·서현동)씨는 “예전에 초가집시절부터 다녔는데, 오늘 오픈한다고 해서 기다렸다가 왔어요. 이렇게 와서 보니 초가집은 없지만 그 때 생각이 나고, 음식도 변함이 없는 것 같아 기분이 좋네요”라고 했다.
단품 메뉴로는 홍어삼합, 고추장 고기전골, 녹두 빈대떡이 준비되어 있다. 특히 고추장 고기전골은 고기에서 우러나오는 깊고 진한 국물과 칼칼한 고추장이 어우러져 젊은 층에서도 좋아하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이다.

 

모던한 공간에서 조용하게 식사 즐길 수 있어,
후식도 마련

‘좋구먼 반상’에는 후식으로 뻥튀기와 식혜, 자판기 커피, 원두 커피가 준비되어 있어 식사 후 차를 즐기면서 편안하게 수다를 떨 수 있고, 작은 테라스도 준비되어 있어 야외로 나갈 수도 있다. 주차가 쉬우며, 단독 룸은 없지만 공간이 넓어 조용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어 좋다. 또한 날씨가 허락한다면 식사 후 율동공원으로 나가 가볍게 산책을 즐길 수도 있다.

이세라 리포터 dhum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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