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해차량 서울진입 제한된다
서울시, 운행제한 본격 추진
최대 378만대, 과태료 부과
서울시가 노후 경유차의 서울 진입을 제한하는 친환경차량등급제를 본격 추진한다. 친환경등급제가 실시되면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는 날 환경 등급이 일정 이하인 차량이 시내로 진입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최대 378만대가 단속 대상이 될 수 있다.
시는 27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서울형 공해차량 운행제한 시행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이같은 구상을 밝혔다.
단속은 현재 구축된 노후 경유차 운행제한 단속시스템을 통해 실시된다. 미세먼지 비상조치가 내려진 날 시내로 진입할 경우 주요 길목에 설치된 CCTV가 차량 번호판을 촬영,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시는 현재 37개 지점에 CCTV 80대를 운영중이며 올해 안에 단속 지점을 50개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CCTV와 함께 이동단속차량, 친환경 기동반 등도 운영할 계획이며 보다 간편한 공해차량 식별을 위해 스티커나 라벨을 부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시가 차량등급제 도입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된 것은 제도적 환경이 마련된 탓도 크다. 환경부는 4월 중 차량등급제 실시의 근거가 되는 '국내 자동차 배출가스 친환경 배출등급 고시를 발표할 예정이다. 차량 강제 2부제 등 강력한 미세먼지 저감 대책은 서울시 재량으로 가능하지 않다. 고시가 시행되면 차량운행을 제한하고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
제도 도입의 최대 쟁점은 대상 차량 범위를 어디까지 할 것인가다.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높이려면 적용 범위를 가능한 확대해야 하지만 지자체 간 협조 문제, 제도 도입으로 피해가 예상되는 업계 반발 등 갈등 요인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제한차량 대상에 따라 3가지 방안이 제시됐다. 2005년 12월 이전 등록한 2.5톤 이상 경유차를 단속 대상으로 하는 안, 2005년 12월 이전에 등록한 모든 경유차를 대상으로 하는 안, 2009년 9월 이전 등록한 경유차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안 등이다. 단, 저공해 장치 부착차량은 제외된다. 전문가들 의견은 두번째 안으로 모인다.
이 안에 해당하는 차량은 환경부가 다음달 고시할 예정인 차량등급제상 최하위인 5등급 차량이다. 서울 기준 약 20만대, 전국 기준 220여만대가 적용 대상이 된다. 세번째 안은 저감 효과는 가장 크지만 단속 대상이 너무 넓어 갈등 우려가 크다는 단점이 있다. 전국 등록 차량 5대 중 1대 꼴인 378만대가 단속 대상이 된다.
시는 전문가 의견 수렴, 다음달 10일 공청회 등을 거친 뒤 서울시 교통위원회를 열어 운행제한 차량범위를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