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만장 살다보니 이마에 뿔 … 억!"

2018-05-28 11:06:27 게재

조계종 원로 무산스님 입적

문 대통령 "막걸리 한잔…"

조계종 원로이자 속초 신흥사 조실 무산스님이 26일 오후 5시 11분 신흥사에서 입적했다. 세수 87세, 승납 60세.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페이스북에 "살아계실 때에도 생사일여, 생사를 초탈했던 분이었으니 '허허' 하시며 훌훌 떠나셨을 스님께 막걸리 한잔 올립니다"고 추모했다.

강원도 신흥사 조실인 무산 스님은 1932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1939년 성준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1959년 직지사에서 성준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68년 범어사에서 석암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불교신문 주필,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신흥사 주지를 역임했으며, 종단 최고법계인 대종사 법계를 받았다.

무산스님은 만해사상실천선양회를 설립하고 만해대상, 만해축전을 개최하는 등 만해 한용운의 사상을 널리 알리는 데도 앞장서 왔다. 만해의 평화 민족 문화사랑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만해대상 수상자로는 두봉 주교, 강원용 목사, 김성수 주교, 천노엘 신부, 김대중 전 대통령,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달라이 라마 등이 있다.

무산스님은 등단한 불교계 대표 시인이기도 하다. 시조집 '심우도' '아득한 성자' 등을 펴낸 스님은 가람시조문학상, 정지용문학상, 현대시조문학상, 고산문학대상 등을 받았다.

또한 걸레스님으로 알려진 중광스님 등 불교계 문화인사들을 후원했다.

스님은 지난해 식도암 수술을 받은 후 임종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게도 지난달 5일 미리 써뒀다.

천방지축 기고만장/ 허장성세로 살다보니/온몸에 털이 나고/이마에 뿔이 돋는구나/억!(2018.4.5.)

빈소는 신흥사에 마련됐으며, 장례는 조계종 원로회의장으로 엄수된다. 영결식은 30일 오전 10시 신흥사에서 열릴 예정이다.

남봉우 기자 baw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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