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쉼터·차단망 설치하고 소방차 동원

2019-03-13 11:15:10 게재

지자체 미세먼지 대책마련 '안간힘'

미세먼지저감 아파트인증 등 '눈길'

최근 미세먼지로 고통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지방자치단체들이 각종 대책을 발표하며 미세먼지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버스정류장에 친환경 쉼터를 설치하고 소방차까지 동원해 도로에 물을 뿌리는 단기대책부터 도심에 테마숲을 조성하거나 수소차 보급을 늘리는 등 장기대책까지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근본적으로 지자체 간 협업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타 지자체와 차별화된 정책으로 눈길을 끄는 곳도 있다. 서울 송파구는 올해부터 '미세먼지 저감 아파트 인증제'를 실시한다. 이 제도는 1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을 지을 때 미세먼지 저감방안을 반영하도록 안내하고 관련시설을 설치하면 인증 등급을 부여하는 정책이다. 인증은 송파구가 자체 수립한 미세먼지 저감방안을 2개 이상 반영한 건축물에 부여한다. 출입구에 에어샤워기 및 흡입기, 공기흡입 깔개를 설치하거나 어린이놀이터 등 공동이용시설에 미세먼지 현황을 알리는 신호등 설치, 고효율 환기시스템(12등급 이상 필터사용), 친환경 보일러, 전기차 충전예비시설 설치 등이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공동주택 내 미세먼지 관리체계를 정립해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고 주민 스스로 미세먼지 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미세먼지 저감 도로 물청소로 "조금이라도" |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로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닷새째 계속된 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중구청 분진청소 차량이 도로 물청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초구는 버스정류장에 미세먼지와 한파, 폭염을 피할 수 있는 친환경 쉼터를 시범 설치했다. 서초동과 양재동 서초문화예술회관 정류소에 천정과 벽면을 강화유리벽으로 감싸고 미세먼지 여과기가 장착된 냉·난방기, 온돌의자, 터치스크린 등을 갖춘 쉼터를 설치했다. 내부에 공기 청정식물을 심고 터치스크린을 통해 미세먼지 농도와 소음 등 주변환경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

강남구는 서울교통공사와 협약을 맺고, 청담역 지하 650m 보행구간에 '미세먼지 프리존'을 조성한다. 이 구간에 24억원을 들여 공기청정기와 수·조경, 집광채광시스템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설계용역을 거쳐 오는 10월쯤 완공할 예정이다. 동작구는 저소득 가구에 미세먼지 차단 방충망을 설치해준다. 지난해 노량진1동 30가구를 대상으로 친환경 소재 모노필라멘트 미세먼지 차단 방충망을 설치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올해는 15개 동별로 호흡기 질환에 취약한 아동 어르신 임산부 등이 있는 저소득가구 200여곳을 선정해 지원한다.

경기 안양시는 "주요 대로변에 테마숲을 조성, 경관을 살리고 미세먼지도 줄이겠다"고 밝혔다. 가로수가 부족한 관양동 일원 시민대로에는 이팝나무를 집중적으로 심고, 평촌동 일원 홍안대로에는 키 작은 화살나무 등을 추가로 식재한다. 평촌일대 동안로와 관평로는 걷고 싶은 가로수길로 조성한다. 부천시는 올해 대중교통분야 미세먼지 대책을 집중적으로 추진한다. 시내버스 노선에 전기버스 20대, 압축천연가스(CNG) 버스 44대 등 친환경버스 64대를 도입한다. 또 시내버스에 공기청정필터, 공회전 제한장치를 설치하는 등 시설개선사업을 확대한다. 장기적으로 2022년까지 시내버스 중 경유버스를 전기버스로 전환하고, 2028년까지 모든 시내버스를 전기 또는 수소버스로 전환할 계획이다. 평택시도 수소차 100대를 확보하고 수소차 구입 시 지원금을 타 지자체보다 대당 250만원 늘려 35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평택항만의 미세먼지 발생원 저감을 위해 에코호퍼, 방진창고 설치 등을 관련부처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긍정적 결과를 끌어내기도 했다.

대구시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소방차까지 동원한다. 대구시는 지난 8일부터 소방차량 33대를 투입해 도로에 물 뿌리기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장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살수장치가 설치된 소방차로 하루 2회 정도 물뿌리기 작업을 실시한다. 대구시설관리공단은 폭염대책으로 시행하는 '클린로드 시스템'을 조기에 가동하기로 했다. '클린로드 시스템'은 도로 중앙분리대에 설치된 살수노즐을 통해 버려지는 지하수를 분사해 도로를 세척, 대기환경 개선과 도시열섬현상을 줄이는 시설이다.

경남도는 도내 미세먼지 배출량의 40%를 차지하는 발전분야 감축을 위해 삼천포화력 5·6호기를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간 일시 가동 중단하고 30년 이상된 1·2호기는 연말에 폐지하는 등 관련법령의 기준보다 엄격한 배출허용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에너지정책 전환을 위한 지방정부협의회(회장 염태영 수원시장)'는 13일 경기도 수원에서 최악의 미세먼지로부터 각종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전국 포럼을 연다. 포럼에 참여한 지자체들은 '에너지 전환, 이제는 지역이다'를 주제로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대응 해결책을 에너지 전환에서 찾고 중앙·지방정부, 시민이 함께 지역에너지 전환 정책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한다.

곽태영 김진명 최세호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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