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도 받지 않은 350원짜리 중국산 마스크를 수입해 미세먼지 마스크로 속여 1만2000원에 판매하는 등 불법을 저질러 온 업체들이 경기도 수사에 덜미를 잡혔다. 미세먼지 마스크 수요가 급증하는 틈을 타 부당이득을 챙겨온 악덕 제조·판매업체들이 무더기로 적발된 것이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특사경)은 "지난 3월 11일부터 29일까지 도내 53개 미세먼지 마스크 제조업체와 온라인 쇼핑몰 25개 업체를 대상으로 수사를 실시한 결과 43개소에서 약사법 위반행위를 적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위반내용은 신고된 제조시설이 아닌 다른 시설에서 미세먼지 마스크를 제조(9건)하거나 식약처 KF(Korea Filter)인증을 받지 않은 마스크를 미세먼지 차단효과가 있는 마스크로 광고·판매(31건), KF인증은 받았지만 성능을 허위·과장 광고(3건)한 업체들이다.

주요 사례를 보면 군포의 A업체는 밀려드는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신고한 제조시설이 아닌 다른 시설에서 미세먼지 마스크를 생산했다. 시흥의 B업체는 위생 및 제품 생산관리가 되지 않는 장소에서 부업으로 미세먼지 마스크를 생산했다. 안산의 C업체 역시 전문 제조시설이 아닌 주택가에 위치한 작업장에서 부업을 통해 미세먼지 마스크를 생산하고 원자재인 부직포를 비위생적인 환경에 방치하다 적발됐다.

의정부의 D업체는 KF인증을 받지 않은 중국제 마스크를 개당 1230원에 수입한 후 이를 KF인증94와 동급이라고 광고하며 개당 1만원에 팔았다. 인천의 E업체는 인증 확인되지 않는 중국산 마스크를 개당 350원에 수입해 미세먼지 마스크로 속여 1만2000원으로 판매, 약 34배의 폭리를 취하다 수사망에 걸렸다. 서울의 F업체는 미세먼지 차단 효과만 있고 감염원 차단효과가 없는 KF 80등급 마스크를 KF 94·99등급 마스크처럼 감염원 차단효능이 있다고 부풀려 광고하다 적발됐다.

경기도 특사경은 이번에 적발된 43개 업체 중 경기·서울·인천에 소재한 28개 업체는 모두 형사입건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행정처분을 의뢰할 계획이다. 수도권 외 15개 업체는 관할 특사경으로 이관할 예정이다.

이병우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장은 "사전에 부정·불량 미세먼지 마스크에 대한 집중수사를 예고했음에도 국가적 재난상황에 준하는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을 틈타 부당이득을 챙기려는 악덕 업체들이 적발됐다"면서 "소비자는 업체 광고만 믿지 말고 식약처 홈페이지에서 KF인증 여부 등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