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지구 생물 100만종 멸종위기"

2019-05-07 11:30:22 게재

생물다양성과학기구

지구평가보고서 채택

지구 생물 800만종 중 100만종 이상이 멸종위기에 처해있다는 유엔 보고서가 나왔다. 2000년 이후 지구에서 매년 우리나라 전체 산림 면적과 비슷한 규모의 산림(평균 650만㏊)이 사라졌고 동일 종의 유전적 다양성도 급격히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유엔이 '새천년생태계평가보고서'를 내놓은 이래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이 모여 생물다양성을 주제로 공동보고서를 내놓은 것은 14년 만이다. 또한 이번 보고서는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가 지난해 11월 지구 온난화의 재앙적 수준을 피할 수 있는 기간이 12년 미만이라고 경고한 지 6개월 만에 나온 것이다.

환경부는 지난달 29일부터 4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7차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 총회에서 '전 지구 생물 다양성 및 생태계 서비스 평가에 대한 정책결정자를 위한 요약보고서'가 채택됐다고 6일 밝혔다.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IPBES 제7차 총회에는 104개국 정부 및 국제기구 관계자, 관련 전문가 등 800여 명이 참석했다.

보고서는 △생물 다양성·생태계 서비스 현황 △변화 요인 △미래 예측 △대응 전략 등 4개의 핵심 메시지를 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양서류 40%, 산호초 33%, 해양 포유류 1/3 이상이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 주요 원인은 서식지 감소, 천연자원 소모, 기후 변화, 오염 등이다.

게다가 종간 다양성뿐 아니라 동일한 종의 유전적 다양성도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성이 상실되면 해충과 병원체 및 기후변화와 같은 위협에 취약해진다. 식량 수급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2016년까지 가축으로 사육된 6190종의 포유류 중 559종이 멸종되고 1000종은 멸종위기에 처했다

보고서는 과거 50년 동안 식량 등 자연이 주는 물질적 혜택이 늘었지만, 인간의 온실가스 저감과 수질 정화, 자연 체험 등은 오히려 줄었다고 경고한다. 산림 훼손과 생물 다양성 감소는 토지이용, 남획, 기후 변화, 오염, 침입 외래종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인류가 혁신적 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생물 다양성과 생태계가 인간에게 제공하는 혜택(생태계 서비스)이 2050년까지 계속 감소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이 보고서 작성에는 2016년부터 3년간 50개국의 전문가 460여 명이 참여했다.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2020년 중국 쿤밍에서 개최될 생물다양성협약(CBD) 제15차 당사국 총회에 반영되고, 당사국의 정책 변화와 즉각적 행동을 촉구하는 데 활용된다.

이호중 환경부 자연보정정책관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자연이 인간에게 제공하는 혜택과 그 감소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며 "국내 정책도 보고서 내용에 발맞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 약학대학 서영배 교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대표하는 IPBES 부의장으로 재선출됐다. 서 교수는 2016년에도 부의장으로 선출된 바 있다. 임기는 3년이다. 제8차 총회는 2021년 1월 모로코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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