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소형 부동산회사 줄줄이 파산

2019-07-26 10:53:40 게재

7개월 새 부동산회사 271곳 부도

부동산 자금 규제 정책 영향

향후 대형사 중심 개편 전망

중국 정부의 강력한 자금 규제 정책이 지속되면서 중국의 중소형 부동산 업체들이 줄도산하고 있다. 정부 정책에 큰 변화가 없는 한 앞으로 대형사 중심으로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5일 중국 경제지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지 못한 일부 부동산 회사들이 대거 파산했다. 이 신문은 중국 인민법원 공고를 인용해 23일 기준 올해 전국적으로 총 271개의 부동산 회사가 파산 선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전국 500위권 내에 있는 215위 상장기업인 '은이그룹'도 파산 기업에 포함됐다. 이 회사는 그동안 다양한 경로를 통해 채무 리스크를 해소하는 방안을 마련하려 했지만 결국 유동성 위기에서 완전하게 벗어나지 못했다.
중국 경제지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지 못한 중국의 중소형 부동산 회사들이 대거 파산했다. 사진은 지난 3월 중국 충칭의 고층 건물 건설현장에서 시내를 내려다본 장면. AFP=연합뉴스


이 신문과 인터뷰한 황치판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은 "앞으로 십여 년 동안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 수가 3분의 2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통계청에 따르면 1~6월 동안 부동산 개발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늘어난 8조4966억위안을 투자했지만 1~5월 성장률은 전년 동기보다 0.4%p 떨어졌다.

부동산 사업자들이 자금 부족 상황을 겪는 데는 정부의 부동산 사업의 융자 관련 조정정책과 관련이 있다. 신문은 "2019년 들어 부동산 자금줄을 죄는 정책이 15차례 이상 있었다"면서 "주택 구입자든 중개자든 부동산 자금을 걱정한다"고 밝혔다.

양훙쉬 상하이이쥐부동산연구원 부원장은 인터뷰에서 "현재 개발 대출, 부동산 신탁, 사모 펀드 융자 등 모든 방면에서 자금줄을 죄고 있는데 이것은 역사적으로도 매우 보기 힘든 장면"이라고 말했다.

전국 부동산회사 10만곳 중 수백 개 업체가 부도를 냈다. 하지만 데이터 상으로는 전체 업종 중 가장 낮은 비율을 기록했을 뿐이며 전년에 비해서도 눈에 띄게 증가한 것도 아니다. 이와 관련해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 같은 현상은 부동산 회사의 자금흐름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1993년 정부가 은행 대출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첫번째 거시적 긴축 정책이 시작됐다. 이후 부동산 정책은 몇 년마다 집중적으로 도입됐는데 특히 자금 규제가 갈수록 강화됐다. 몇 차례 규제가 나오면서 부채를 과도하게 활용한 부동산 회사들은 급격한 긴축정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들은 자본 흐름이 끊어지기 시작했고 부동산 시장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신문에 따르면 부동산 컨설턴트 장홍웨이는 2006년, 2008년, 2012년, 2014~2015년과 최근 몇 년 사이 정부의 자금 규제 정책으로 인해 부동산회사들이 부도를 맞았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컨설턴트 장홍웨이는 앞으로 중소 부동산회사들의 도태는 필연적인 추세라고 보고 있다. 부동산 업계의 집중도는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경쟁력, 제품 전문 능력, 융자 능력, 브랜드 영향력 등의 측면에서 중소 회사들이 대형 회사에 필적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일부 중소형 부동산 회사들이 실버타운, 테마파크 등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발전 가능성이 그렇게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장홍웨이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소형 주택업체가 도태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시장의 흐름"이라면서 "전통주택 개발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중소형 주택업체 80~90%가 도태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업계의 유명인사도 한 모임에서 "지난 30년간의 부동산 발전 모델은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렵다"면서 "앞으로 부동산 시장은 상위 30위권 회사들이 차지하게 될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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