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비세 10%로 인상
2019-10-01 11:29:16 게재
경기 후퇴 우려감 높아져
제조업생산 2개월 만에 ↓
일본의 주요 언론은 이날 조간신문에서 일제히 소비세 10% 증세를 다뤘다. 아사히신문은 "소비세 증세는 2014년 4월 이후 5년 반 만이다"라면서 "1989년 4월 3%의 소비세가 도입된 이후 30년 만에 세율이 두자릿 수가 됐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사회보장에 대한 비용을 사회 전체가 부담하는 개혁이 일보 전진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일본 언론들은 소비세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의 우려를 강하게 드러냈다. 실제로 2014년 소비세를 8%로 인상할 때도 일본의 국내총생산이 0.4% 줄어든 경험이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도 소비 후퇴 등을 막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내놨지만 실제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우선 주류 등 일부를 제외한 음식품과 정기구독 신문 등에 대해서는 현행 8% 세율을 그대로 적용한다. 여기에 영세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식당 등에서는 신용카드나 QR카드 등으로 결제할 경우 최대 5%까지 돌려주는 포인트 환원 제도를 2020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도입한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부양책에 총액 2조엔(22조원)을 책정해 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중 무역마찰로 세계경제가 침체 국면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연 4조6000억엔(50조6000억원)의 국민 세금부담이 커지는 것은 조금씩이나마 회복세를 보여온 일본경제에 시련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노후와 교육 등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덜어주는 제도개혁도 지체되고 있어 소비세 10% 증세가 일본에 새로운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고 했다.
아사히신문도 "정부가 당초 증세분에 대해 국채 상환 등에 사용하려던 계획을 바꿔 유아교육 무상화 실시 등으로 돌렸다"면서 "정부는 향후 경기후퇴의 가능성이 커질 경우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검토한다는 방침이지만, 침체가 심각해진다면 증세 시기와 판단에 대한 논란이 커질 수도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광공업 생산이 2개월 만에 다시 하락했다. 경제산업성이 지난 30일 발표한 8월 광공업생산지수는 101.5로 전달에 비해 1.2p 하락했다. 전체 15개 업종 가운데 12개 업종이 하락했다. 미중 무역마찰 등으로 수출이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일본 정부는 설명했다.
한편 이날부터 일본인의 생활과 밀접한 제도도 일부 바뀐다. 철도와 버스 등 공공 교통요금과 편지 등 우편요금이 인상된다. 의료기관에 갈 때 환자 부담도 늘어난다. 소비세 증세에 따른 세수 증가분으로 유아교육과 보육의 무상화도 시작된다. 최저임금도 전국 평균 시급 기준 27엔이 인상돼 901엔이 된다. 일본에서 최저임금이 시급기준으로 전국 평균 900엔을 넘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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