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천 흰수마자(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개체수 5년새 급감
매년 180여개체에서 지난해 9개체 발견
이상돈 의원 "영주댐 문제 해결 시급"
4대강사업의 일환인 영주댐 건설 뒤 내성천의 흰수마자 개체수가 5년새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흰수마자는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이다.
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상돈 의원(바른미래당·비례)은 "영주댐이 건설된 뒤 지난해 실시한 '영주댐사후환경영향조사'에 따르면 내성천 흰수마자는 단 9개체만 발견됐다"며 "이는 2014년 첫 조사 이후 매년 180개체 안팎으로 발견된 점을 감안하면 매우 급격한 변화"라며 우려를 표했다. 사후환경영향조사는 영주댐 하류의 10개 지점을 1년 동안 4차례에 걸쳐 조사한 결과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이 내성천 합류 낙동강에서 매년 조사한 자료에서도 2017년과 2018년에 흰수마자가 확인되지 않았다.
물이 맑고 고운 모래가 많아 모래강으로 유명하던 내성천은 상류에 영주댐이 지어진 뒤 망가지기 시작했다. 영주댐에 가둔 물을 하류로 흘려보내서 낙동강 수질을 개선하겠다는 목적으로 지었으나, 오히려 댐에 가둬둔 물에는 녹조가 창궐했다.
이 의원은 "내성천은 2006년 국립환경과학원 수생태계 조사에서 흰수마자의 상대풍부도가 16.6%로 아우점(군집을 구분할 때 우점종 다음으로 우점도가 높은 종, 특정 장소에 2번째로 많이 출현) 했을 정도로 국내 최고의 흰수마자 서식처였다"며 "영주댐이 건설된 후에는 내성천 흰수마자 멸종가능성을 더욱 심각하게 우려해야 했지만 환경부는 지난 9월부터 재차 영주댐 시험담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4대강 자연성회복에 역행하고 환경부 본연의 기능에도 맞지 않는 조치"라며 "무엇보다 내성천 흰수마자 보호와 멸종을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흰수마자가 서식하기 위해서는 고운 모래가 필요하다. 모래 알갱이 크기(입도)가 일정 수준 이상 굵어지면 흰수마자 치어가 살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수자원공사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4년 9월 수도교 지점의 1mm미만인 모래의 비율은 61.3%였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26.4%로 급감했다. 석탑교 지점 역시 마찬가지였다. 2014년 9월 1mm미만 모래 비율 55.7%였으나 2018년 10월에는 20.6%였다.
국토교통부의 '내성천 중류권역 하천기본계획(변경)보고서(2014년)'에 따르면 영주댐 상류에서 공급되는 유사 중 댐에서 포착되는 유사는 98.71%에 달한다. 내성천 상류에서 내려오는 모래 대부분이 차단되는 것이다. 또한 보고서에 따르면 회룡포(송평천 합류 후) 일대의 연간 유사량은 영주댐으로 인해 33%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구지방환경청 등이 생물다양성연구소에 용역을 의뢰한 '멸종위기 담수어류 보호 및 복원을 위한 내성천 생태건강성 조사연구 보고서(2017년)'에서도 "내성천은 시간이 지날수록 육상화와 장갑화(모래가 쓸려 내려간 뒤 육지식물이 들어오고 강바닥에 자갈만 남는 현상)가 심화되는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이 의원은 "영주댐 하류의 변화와 관련한 인과관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생태계 훼손을 막기 위한 정책이 시급한데도 환경부는 영주댐 환경영향평가 때도 검토하지 않던 댐 하류 생태환경 종합진단을 시험담수와 병행하겠다면서 2년간 용역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며 "환경부는 강의 자연성 회복에 대한 소임을 다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영주댐은 낙동강 중하류의 수질개선을 목적으로 당초 8380억원의 사업비를 책정했지만 완공 시까지 투입된 사업비는 1조1030억원에 이른다. 이현정 박사(국토환경연구원 연구위원) 분석 자료에 의하면 댐 직하류 내성천 4지점의 BOD는 공사 전에는 1mg/ℓ였으나 시험담수 기간 최대 4.4mg/ℓ로 치솟았다. 환경부는 지난 9월 영주댐 시험담수를 결정했다.
환경부는 "영주댐 철거나 존치 등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거버넌스를 구성해 합리적인 해결책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