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위장수사’ 허용해야”

2020-04-06 12:33:17 게재

청와대 국민청원 올라

아동 성착취 영상거래 사건 재발을 막기 위해 수사 시 경찰이 미성년자인 것처럼 위장해서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함정수사 범위를 마약수사처럼 확대하고 지속적 수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청원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왔다. 4일 올라간 지 하루도 안 돼 사전 동의 100명을 넘겼다. 사전 동의 100명을 받으면 청원게시판에 해당 내용이 공개될지 여부를 관리자가 검토하게 된다.

청원을 올린 탁틴내일 이현숙 대표는 “온라인을 통해 아이들에게 성착취 피해가 일어나고 있고 점점 강도가 심해지는 것을 뻔히 보면서도 실제 피해가 발생하기 전까지 경찰이 개입할 수 없었다”며 “영국이나 미국처럼 경찰이 미성년자로 위장하여 그루밍 단계에서 수사하는 것이 필요함에도 함정수사는 불법이고, 사생활 침해라 개입할 수 없고 인력부족으로 못하고 해외 서버라 불가능하다’ 는 이야기를 계속 들었다”고 청원 배경을 설명했다. 청원은 “마약수사에서처럼 경찰이 미성년자로 위장하여 수사를 할 수 있도록 ‘기회제공형 함정수사’를 제한적으로 허용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에서 ‘수사에 관하여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사를 할 수 있다’고 할 뿐 함정수사에 대한 정확한 규정은 없다. 우리나라는 ‘범의유발형 함정수사’는 불법으로 규정한다. 마약수사 등에서 ‘기회제공형 함정수사’를 제한적으로 허용한다. 성매매수사도 경찰이 성매수자로 가장해 성매매를 알선하는 유흥업소를 단속하는 방식의 함정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외국에서는 이미 아동이나 청소년으로 위장해 성착취 가해자들을 단속하고 있고, 처벌까지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경찰이 아동·청소년으로 가장해 성매수자나 성매매알선자를 적발해 처벌함으로써 잠재적인 아동·청소년 피해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영처럼 상시전담기구 있어야" 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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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영 박준규 방국진 엄경용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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