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자살충동' 10.9%

2020-07-17 11:27:57 게재

강동구 취약계층 실태조사

634명 답변, 소득감소 48%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이른바 '코로나 블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실제 자살충동까지 느낄 정도로 심각한 경우도 여럿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동구 실태조사에서 응답자 열명 중 한명 이상(10.9%)이 코로나 이후 자살충동을 느꼈다고 응답했다.

강동구는 코로나19 이후 복지 취약계층 지원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포스트 코로나 대응 복지 실태조사'를 진행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달 11~24일 전화와 가구 방문 등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차상위 홀몸노인 다문화 장애인 등 가정에서 634명이 참여했다.

경제활동 정신건강 사회적돌봄 등 8개 분야 27개 항목으로 구성된 설문 가운데 코로나 블루 항목이 눈길을 끈다. 우울척도(CES-D) 11개 문항을 평가, 총점이 16점 이상이면 우울증을 의심할 수 있는데 전체 응답자 평균이 17점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여성(17.6점)이 남성(15.9점)보다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60대 남성(20.6점)과 70대 여성(19.6점) 우울감이 높았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자살 충동을 느꼈다는 응답자가 10.9%나 됐는데 이들의 평균 우울점수는 30.4점이나 된다.

취약계층 가정은 총 소득부터 줄었다. 절반 가까운 48%가 감소했다고 답했는데 50만원 이하가 그 중 39%, 50만~100만원이 36%였다. 코로나19로 부채가 발생했다는 가구도 35.8%에 달했다. 강동구 관계자는 "소득 감소액과 가구원 수가 비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설문에 참여한 주민 1/4 가량은 코로나 여파로 사회적 돌봄서비스도 중단됐다고 답했다. 방과후 아동보호와 영유아 보육은 각각 81%와 72%, 장애인과 노인 돌봄은 50%와 40%가 돌봄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이 코로나 이후 가장 필요로 하는 건 일자리(32%)였다. 긴급지원과 코로나19 예방물품(23%)이 그 다음이고 사회적 돌봄서비스(10%)가 뒤를 이었다.

강동구는 조사결과를 토대로 분야별 대응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실태조사 과정에서 발굴한 위기가구에는 기초생활보장제도나 긴급지원 등 공적 지원을 우선 연계하고 맞춤형 통합서비스와 민간서비스를 연계한 방문상담과 물품지원도 한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전례없는 위기 상황에서 취약계층 이웃을 위한 탄탄한 안전망 구축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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