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읽는 경제│노 브랜드 시대의 브랜드 전략

살아남은 브랜드의 공통점은

2020-07-24 12:18:30 게재
김병규/미래의창/1만6000원

생산·유통을 겸비한 온라인 플랫폼, P-플랫폼 시대가 왔다. 온라인 플랫폼은 직접 생산해서 판매하는 PB 사업에 주력하며 기존 유통업체와 제조사 그리고 개인 판매자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런 시대에 자사 브랜드를 더욱 견고히 하고 온라인 플랫폼의 PB에 맞서 살아남은 브랜드의 전략은 무엇이었을까? 이 책은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글로벌 기업의 사례를 살펴보며 살아남은 브랜드들의 공통점과 다섯 가지 생존전략을 살펴본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2017년에서 2018년 사이 100개가 넘는 PB를 출시하면서 식품, 의류, 생활용품, 가전용품, 뷰티용품 등 모든 분야에서 PB 상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아마존의 PB는 135개 정도로 제조사가 아마존만을 위해 만든 브랜드까지 포함하면 450개에 달한다. 상품 수는 2만개가 넘는다. 국내에서도 쿠팡, 마켓컬리, 무신사와 같은 거대 온라인 플랫폼들이 속속 PB 경쟁에 합류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은 이제 유명 브랜드 제조사 못지않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내면서 저가 대체재를 찾던 기존 타깃부터 프리미엄 수준의 제품을 찾는 타깃까지 모두 섭렵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의 P-플랫폼으로의 진화는 전 세계의 온라인 플랫폼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저자는 이에 맞서 기존 브랜드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 전략을 구상해야 할 때라며, 이를 위해서는 브랜드가 자신만의 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느 정도 만족하는 소비자 10 명을 가지는 것보다 열성적인 팬 1∼2 명을 가지는 것이 브랜드의 생존에는 더 중요하다. 이런 브랜드가 여전히 강한 힘을 가지고 오랫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팬을 만드는 것은 거대 온라인 플랫폼이 하기 어려운 것이므로 P-플랫폼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경쟁 전략이 될 수 있다.

저자는 브랜드가 팬을 가지려 한다면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는 욕심을 버리고, 열성적으로 자신을 지지하는 팬을 만들고 그들을 지키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 명의 팬이 5명의 팬을 만들고 이 5명의 팬이 25명의 팬을 만드는 게 바로 브랜드 팬이기 때문이다. 또 유통업체와 제조사에 가장 필요한 것은 상업적이지 않은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상업적인 의도를 대놓고 드러내는 브랜드 사이에서 상업적이지 않은 모습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간다면 이는 고객을 브랜드 팬으로 만드는 가장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브랜드 매니저들, 유통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고심하는 마케터들, 혁신적인 상품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연구원들, 그리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창업자 모두에게 필요한 책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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