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 주민 은퇴연령은 73세

2020-08-07 11:22:12 게재

안정적 일자리 창출 '행복주식회사' … 일자리센터와 연계, 상승효과 기대

"5년간 일하면서 마음도 몸도 건강해졌어요. 행복해요." "6년째 일하고 있어요. 내년에 퇴직인데 몇년은 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서울 동작구 상도동 문화복지센터와 사당동 문화회관에서 건물 청소를 맡고 있는 박춘자(66·상도2동)·장우석(72·상도4동)씨는 정년을 넘긴 나이에 현재 일자리를 구했다. 고령사회에 대비,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어르신행복주식회사'가 고용주다. 만 5년이 지난 지금 주식회사는 자립을 목전에 두고 있고 동작구는 어르신일자리센터와 공동작업장을 더해 일자리 기반을 더 공고히 하고 있다.

이창우(오른쪽) 동작구청장이 일자리사업 참여자, 어르신일자리센터 관계자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동작구 제공


행복주식회사는 동작구가 전액 출자해 2015년 설립한 노인 일자리 전문기업. 안정적 일자리를 통해 사회참여·경제활동 등 자립기반을 조성한다는 목표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아침에 눈을 떠도 할 일이 없어 삶의 희망도 없다'는 어느 어르신 얘기에 가슴 아팠던 기억이 있다"며 "100세 시대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이고 고령사회 4고(苦)인 무위 빈곤 질병 고독은 일자리로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씨와 장씨를 비롯해 유감순(65·상도1동)씨까지 초기 구성원들은 대부분 구와 산하기관 청소를 하고 있다. 민간 영역과 겹치지 않는 분야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이후 아이돌보미(산타맘)와 수공예품 제작·판매(할美꽃) 등 다양한 직무영역을 찾아냈다. 2017년부터 흑자로 돌아섰고 지난해 매출만 29억원에 달한다.

운영수익은 고용확대에 투자한다. 설립 당시 60명이던 직원은 147명으로 늘었고 올해 160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최저임금을 넘어선 동작구 생활임금을 적용하고 만 73세까지 정년을 보장하는 행복주식회사는 지역 노년층에 '꿈의 직장'으로 통한다.

그만큼 참가자들 만족도가 높다. "늦게까지 일한다고 다들 부러워 한다"는 유감순씨 얘기에 박춘자씨는 "(지역 중심인) 장승배기에 (행복주식회사) 건물을 사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창우 구청장은 "거꾸로 어르신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노년층만 채용하기 때문에 혹여 업무에 소홀하지 않을까, 젊은 직원들과 갈등이 있지 않을까 우려가 컸는데 막상 시작하니 너무 열심이라 신뢰가 커졌다고 한다.

지난달에는 노량진동에 어르신일자리센터를 개소, 특화된 일자리 발굴과 취업 연계에 나선다. 전용 교육장과 공동작업장 등을 갖추고 있는데 행복주식회사 활동공간을 마련, 상생효과를 노린다. 이창우 구청장은 "단편적 훈련보다 현장에서 생존하도록 경력까지 만들어주는 형태로 일자리사업을 바꿔가고 있다"며 "공공임대주택과 치매단기요양시설 데이케어센터 복지관 등 삶과 여가·문화공간도 확대 중"이라고 말했다.

노인 일자리와 함께 '공시촌'으로 굳어진 노량진 학원가를 비롯해 지역 전역을 청년들이 꿈을 키우며 정착하는 도시로 육성한다. 지난해 직업교육특구 지정을 발판으로 대학과 손잡고 직업교육산업클러스터를 조성, 2022년까지 8000여개 일자리를 만든다. 서울시 캠퍼스타운 조성사업에 숭실대 중앙대가 선정, 4년간 각각 100억원을 투입해 청년창업 일자리 문화 지역협력 사업도 진행한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민선 6기만 해도 '동작구는 왜 변화가 없냐'는 얘기를 들었다"며 "민선 7기 절반이 지난 지금 첫번째 변화의 매듭이 지어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공공임대주택을 비롯해 흑석동 고등학교 유치, 장승배기 행정타운 조성사업 등이다. 이 구청장은 "대나무가 성장할 때 매듭이 반드시 필요하듯이 민선 6기부터 추진해온 사업들을 성과로 매듭지어 동작의 발전과 함께 주민들에 혜택을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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