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 하천 등 관리 주체 여전히 '제각각'
재난시 반쪽짜리 하천 관리 한계
4대강사업 홍수 연관성 분석 검토
시민사회 "언제까지 조사만 하나"
염형철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대표는 "홍수가 나면 하천부지에 있는 시설 등이 물에 잠기고 여러 관리를 해줘야 하므로 홍수 관리와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하지만 현행 하천 관리체계는 이원적인 구조로 하천부지는 국토교통부가 관리하고 홍수통제는 환경부가 담당, 현장에서는 아무래도 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행 이원적 하천 관리체계에서는 댐·보 연계 운영, 댐 방류량 결정 등은 환경부가, 방류로 인한 예방조치 및 시설 복구, 유지·관리 업무는 국토부가 담당한다. 간단히 말해서 하천에 흐르는 물은 환경부가 관리하고 하천공간과 시설물은 국토부가 관리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원적 구조는 홍수, 가뭄 등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재난상황 시 피해예방 및 사후대응 과정에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게다가 예산 낭비 문제도 심각하다. 국토부는 '하천정비사업', 환경부는 '생태하천복원사업'을 개별적으로 추진, 중복사업으로 예산낭비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2015년 10월 감사원은 국토부와 환경부 간 하천정비사업 중복으로 예산 4802억원이 낭비됐다는 감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정부도 이 같은 사실을 모르는 건 아니다. 문재인정부는 국정과제로 통합물관리를 추진하면서 수질과 수량 관리의 통합을 이뤄냈다. 하지만 당시 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의 반대로 하천업무는 국토부에 존치시키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반쪽짜리 통합물관리라는 비판이 나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수질과 수량 통합관리가 이뤄진 이후에도 20대 마지막 국회에서 하천관리일원화를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논의됐지만 처리되지 못했다.
한편 4대강 사업과 홍수의 연관성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계속되자 문재인 대통령은 "댐의 관리와 4대강 보의 영향에 대해서 실증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4대강사업과 홍수의 연관성을 분석하기 위한 '4대강 합동조사단'을 꾸릴지 검토 중이다.
하지만 시민사회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4대강사업을 둘러싼 정쟁에 지쳤다는 반응은 물론 '대체 언제까지 조사만 할거냐'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신재은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장은 "대통령선거 공약을 만들 때로 정치인들이 돌아가면 될 것 같다"며 "당시 각 정당에서 낸 공약을 보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책들로 이뤄졌는데 3년여가 흐르니 그때 약속을 잊어버린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인들이 시민들이 원하는 정책이 무엇인지 생각을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염형철 대표 역시 "조사는 박근혜정부든 문재인정부든 이미 여러 차례 했다"며 "이번 홍수에 따른 피해 원인 등은 조사할 필요는 있지만 4대강 재자연화 문제의 경우 열린 토론을 통해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