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한인단체, 유니세프에 북한 코로나 성금 전달
KAPAC, 2일 전달식 진행
지정 기부받은 유니세프
"위생용품 전달할 것"
유엔 구호기구인 유니세프가 특정국가를 지정해 전달한 기부금을 받아들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본부를 둔 한인단체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대표 최광철)은 2일(현지시간) 유니세프 미국위원회 주관으로 원격 화상미팅 방식으로 열린 성금전달식에서 지난 6~7월 두달간 모금한 북한돕기 성금 5만6112달러(한화 6660만원)를 유니세프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전달식에는 KAPAC 회원 및 미주동포 100여명이 참여했다. KAPAC은 지난 6월부터 두달 간 회원과 동포들을 상대로 모금 활동을 진행했으며, 중학생부터 80대 어르신까지 모금에 참여했다고 소개했다.
앤 마리아 그리핀 유니세프 선임국장은 이 자리에서 북한 주민 1000만명이 인도주의 지원을 필요로 하고 이 중 250만명은 어린이라며 "이번 기부금이 영양부족과 식량난의 위기에 처해있는 북한 아동과 주민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부터 안전할 수 있도록 꼭 필요한 생수와 위생 물품 공급에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광철 KAPAC 대표는 "동포들의 작은 정성이 북한 주민과 남북미 당국의 마음을 여는 평화의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며 "한미 관계 당국도 인도주의적 대북 지원에 보다 적극적으로 관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현재 북한은 코로나19 유입 방지를 위해 국경봉쇄와 전국 비상방역체제를 가동하고 있어 국제기구 중에서도 국제적십자사와 유니세프의 지원사업만 수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두 단체는 특정국가를 대상으로 지정한 기부금은 받지 않는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유니세프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북한 코로나방역 특별 프로젝트를 수립했고, 이를 파악한 KAPAC은 재미 한인사회에서 모금운동을 벌여 북한 코로나 방역 지원을 특정하는 방식으로 유니세프를 통한 전달창구를 여는 데 성공했다.
유니세프는 KAPAC에 향후 여타 인도주의 구호협력 사업에 공동참여하자는 양해각서(MOU) 체결을 제안한 상태라, 현재 길이 막혀있는 대북 인도주의적 구호사업의 전달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500여 회원의 미주한인 최대 유권자 단체인 KAPAC은 그동안 북미이산가족 상봉결의안, 개성공단 연방의회 설명회, 한국전 종전선언 결의안, 등의 한반도 평화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미 의료진 마스크 보내기 캠페인, 북한 COVID-19 돕기 캠페인 등 인도주의적 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