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댐 시험담수는 상시방류가 전제"

2020-09-24 11:41:10 게재

댐 준공 위한 '시험담수' 끝나

자연하천 상태로 되돌릴 시점

"8월 집중호우 때 수위가 160.3미터까지 올라가 상시만수위에 근접했다. 수력발전용 설비도 정상작동을 확인했다. 영주댐 시험담수는 끝났다."

영주댐협의체 운영소위원회에 참여한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의 말이다.
시험담수를 마친 영주댐. 댐 준공을 위한 발전설비 점검을 마치고 방류를 앞두고 있다.


21일 수자원공사 영주댐지사 회의실에서 열린 회의에서 위원들은 시험담수는 끝났다고 결론을 내고 10월 15일부터 영주댐 방류를 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2019년 9월 담수 이후 올해 홍수기 때 영주댐 유역에 638mm의 집중호우가 내렸다. 댐 수위는 160.3미터(저수율 78.4%)로 상시만수위 161미터(저수율 84%) 가까이까지 올라갔다. 영주댐의 홍수기 제한수위는 156.7미터(저수율 64%)이다.

9월 19일 오후 영주댐 상류 유사조절지 앞 내성천이 녹조로 뒤덮여 있다.


◆"시험담수는 준공 위한 것" = 발전설비 부하시험을 위한 정격수위는 154.7미터. 8월 10일부터 28일까지 최대출력 낙차 상태에서 발전설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전기안전공사의 사용전 검사에서 합격했고 성능검사 결과도 82.7% 이상으로 나왔다. 댐 준공을 위한 법적 절차를 이행했다.

그 뒤로 영주댐은 홍수기 제한수위인 156.7미터(저수율 64%)를 유지했다. 연이은 태풍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홍수기 댐 안전성 검증과 모니터링이 끝난 뒤에는 자연하천 상태로 복귀할 예정이다.

1조1030억원이 들어간 영주다목적댐은 지금까지 준공 상태가 아니다. 댐 본체 완공 이후 한번도 발전설비 부하시험을 위한 정격수위 154.7미터까지 물을 채워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이번 시험담수로 발전설비의 정상작동이 확인됐으니 준공을 위한 법적 절차는 끝난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제 시험담수의 전제조건이었던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절차만 남았다"고 말했다.

방류는 하류에 지장이 없는 범위 안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댐 수위 기준으로는 하루 1미터 이내, 하류 수위 변동 30분 동안 50cm 이내가 기준이다. 방류를 진행하면서 하상 변화와 모래 입도 변화 등도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하상 변화와 모래 입도 변화 등 모니터링 = 문제는 수질이다. 현재 내성천과 낙동강이 만나는 낙동강 본류 삼강나루(환경부 수질측정망 '예천-1' 지점)는 BOD 0.6~1.0ppm으로 1급수 상태다.

반면 영주댐 바로 아래 '내성천-4' 지점은 지난 5월 BOD 3.7ppm, 7월 BOD 1.8ppm으로 수질이 훨씬 안 좋은 상태다.

영주댐은 MB정부 당시 4대강살리기 사업의 하나로 건설됐다. 영주댐 건설의 목적은 '내성천의 맑은 물을 내려보내 낙동강 중하류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댐 완공 이후 되레 낙동강 수계의 골치덩이로 전락했다. 극심한 녹조가 발생했고 댐 완공 1년 만에 하류 미림마을 앞 내성천은 모래밭에서 자갈밭으로 변했다.

박 교수는 "내성천 본래의 물 흐름이 되살아나야 수질이 좋아진다"며 "강이 흐르는 구간에 단차가 생기지 않도록 깊게 패인 준설구간은 모래로 다시 채우는 등의 세심한 사후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주댐 철거 문제에 대해 박 교수는 "성급하게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 댐을 철거하게 될 수도 있고, 수질개선이 된다면 담수를 할 수도 있다"며 "사견이지만 내성천의 흐름이 방해받지 않는 방식으로 댐 하부를 열어주기만 해도 수질이나 모래 흐름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댐을 철거하는 방식보다 평화의댐처럼 평상시엔 상시방류를 하고 홍수기 때 저류조 역할을 하도록 운용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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