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수목원 '오지 속 생태계 보고'
아시아 최대 국립 수목원
식물 3407종 476만본 식재
세계유일 야생종자 저장고
경북 봉화군 춘양면은 '춘양목'으로 유명하다. 춘양목은 소나무의 겉껍질이 붉은 빛이 돌아 적송으로 불리기도 한다. 춘양목이란 이름은 집산지인 춘양면의 지명에서 유래됐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봉화군 내에서도 춘양목이 많은 백두대간 문수산에 자리잡고 있다.
수목원은 문수산의 500m와 1200m사이에 조성돼 있다. 인근에는 태백산, 소백산, 속리산이 에워싸고 있으며 앞쪽으로 1344m의 구룡산과 1242m의 옥석산이 있다.
백두대간수목원은 백두대간 산림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복원하기 위해 조성됐다.
지난 2011년 12월 착공돼 2200억원을 들여 2015년 완공한 후 임시개장 등을 거쳐 2018년 5월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총 면적은 5179㏊로 아시아 최대 규모다. 수목원에는 35개의 각종 전시원과 종자연구저장시설(seed vault), 호랑이숲, 산림복원지원센터 등이 206㏊의 중점조성지역에 들어서 있다. 3407종 476만본의 식물이 식재돼 있다.
2016년 9월 2일 임시 개원 후 올해 10월까지 60여만명이 방문했다. 올해는 코로나19에 따른 장기휴관(2월 25일~4월 24일)으로 방문객이 대폭 감소했으나 지난해에는 20만6000명이 찾았다.
◆식물판 노아의 방주 '시드볼트' = 백두대간수목원의 으뜸 자랑거리는 종자와 '시드볼트'다. 종자연구저장고는 세계에 두 곳뿐이다. 하나는 노르웨이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이고 나머지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시드볼트다. 북극점에서 1300㎞ 떨어진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제도의 스피츠베르겐 섬에 있는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는 식량식물의 종자를 저장하는 반면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시드볼트는 야생식물종자를 중점적으로 저장한다.
4327㎡ 규모의 시드볼트뿐만 아니라 종자의 활용을 위한 '시드뱅크'(종자은행)를 보유해 종자의 안전한 저장을 위한 다양한 연구기능도 수행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와 전쟁, 핵폭발과 같은 지구 대재앙으로부터 식물유전자원 보전을 위해 지하 터널형으로 지하 46m에 만들어져 있다. 저장시설은 폭 7m, 연장 37m 규모다.
무엇보다 안전하다. 60㎝두께의 강화 콘크리트로 만들어져 규모 6.9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돼 있다. 종자의 안전한 영구 저장을 위해 영하 20℃에 습도 40%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국가보안시설로 지정, 시설 보안이 강화됐다. 시드볼트는 현재 최대 200만종까지 저장할 수 있으며, 10월말 현재 54개 기관이 4049종 7만2201점을 기탁해 보관중이다.
◆100년전 사라진 백두산호랑이 5마리 '어슬렁' = 백두산 호랑이의 종 보전을 위한 호랑이숲도 볼거리다. 축구장 7개 크기의 4.8㏊에 자연서식지와 유사한 환경을 만들어 호랑이를 방사해 두고 있다. 현재 암컷 2마리와 수컷 3마리 등 5마리가 있다. 지난해 4월 24일 7살짜리 수컷 '한'과 7살짜리 암컷 '도'를 서울대공원에서 이송해 개체 간 얼굴 익히기 등을 통해 적응 훈련 중이다. 불과 10m이내의 거리에서 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호랑이는 '한청'(암컷)과 '우리'(수컷)이다. 200㎏안팎의 호랑이는 하루 6㎏의 닭고기와 소고기를 먹는다.
◆30여개의 전시원·백두대간 희귀식물 장관 = 아시아 최대 규모답게 백두대간수목원의 각종 전시원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암석원 알파인하우스 돌담정원 야생화언덕 자작나무원 등 33개의 각종 주제 전시원과 백두대간 곳곳에 자생하는 다양한 희귀 특산식물과 기후변화에 취약한 고산식물을 포함해 3407종의 식물을 관찰하며 산림생물자원의 가치를 체험할 수 있다.
자연 배움터 기능도 활발하다. 생물탐사대 숲아카데미 등 교육프로그램과 1박 2일 청소년 캠프도 운영한다.
이종건 백두대간수목원 원장은 "대도시 인근의 수목원과 달리 경북의 가장 오지에 자리잡은 수목원으로 접근성이 나쁜데도 방문객이 비교적 많이 찾아 빠르게 정착하고 있다"며 "몸과 마음의 치유명소로서 자연과 사람 간의 고리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백두대간 수목원 찾아오는 길>
중앙고속도로 영주IC 또는 풍기IC→봉화 방면 36번 국도→춘양면 방면 88번 국도→국립백두대간 수목원(55㎞ 약 1시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