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D 노선, 손실보전금에 발목?
인천공항 연결노선 채택 땐
공항철도 수입감소분 보전
인천시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D노선 유치 계획에 빨간 불이 켜졌다. 생각지도 못했던 공항철도 손실보전금 문제가 불거져 사실상 계획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인천시는 지난달 12일 '수도권광역급행철도 도입 사전타당성조사 용역보고회'를 열고 GTX-D노선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경기 부천을 기점으로 △청라국제도시를 경유하는 인천공항행 △검단을 경유하는 검단·김포행 2개 노선을 모두 연결하는 'Y자 노선'을 최적의 방안으로 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당시 SNS를 통해 "GTX-D 노선 용역결과에서 인천국제공항과 검단·김포행 노선을 동시 건설할 때의 비용 대비 편익비율(B/C) 값이 1.03으로 노선 각각 보다 높게 나왔다"며 "시는 경제성이 높으면서도 시민 요구에 부합하는 동시 건설안을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에) 건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인천시가 이 노선을 택한 이유는 GTX 유치 경쟁에 나선 서구 검단과 청라 두 지역 주민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어서다. 인천시에 따르면 이 노선을 채택할 경우 검단은 경기 김포시 통진읍에서 출발해 김포장기역(한강신도시)~검단역~계양역을 지나는 노선에 포함되고, 청라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해 영종역~청라국제도시역~작전역 노선에 포함된다. 두 노선은 경기 부천시 부천종합운동장역에서 연결된 다음 서울 남부의 6개 역을 지나 경기 하남시 고덕신도시까지 이어진다.
이 노선의 총사업비는 10조781억원으로 추정된다. 당초 경기도가 국토부에 제안한 이른바 '검단 경유안' 사업비 5조937억원의 1.7배 더 높다. 하지만 검단~인천공항 노선 수요가 기존 검단 경유안보다 1.4배 많아 동시 건설안의 B/C값이 경제성 기준인 1.0을 넘어선 것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 시민들 사이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에 초점을 맞춰 Y자 노선을 추진하게 됐다"며 "교통이 열악한 인천 서부권은 물론 인천공항까지 고속철도가 다닐 수 있도록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천시의 이 구상은 '공항철도 손실보전금'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공항철도 건설 당시 민간사업자와 국토부가 체결한 실시협약이 문제가 됐다. 당시 협약에는 '철도사업의 계획 변경이나 추가 건설로 인해 수입이 감소할 경우 사업기간 동안 사업시행자에게 이를 보상하며, 그 금액 및 기준은 협약 당사자들이 합의한다'고 명시돼 있다. 결국 국토부가 인천시가 제안한 GTX-D 노선을 채택할 경우 이 손실보전금 대책도 함께 세워야 한다. 정부는 이미 공항철도에 해마다 1200억원을 운영비로 보전해주고 있다.
인천시는 이미 손실보전금 문제로 골머리를 앓은 적이 있다. 영종도와 청라국제도시를 잇는 제3연륙교를 건설하기 위해 비용 5000억원을 확보해 놓고도 경쟁 도로인 영종·인천대교의 손실보전금을 누가 부담할 지를 두고 갈등을 벌이느라 14년을 허비했다. 지난 9월 겨우 공사가 시작됐지만 손실보전금은 결국 인천시 몫으로 떠안았다. 이 때문에 무료도로로 건설하려던 제3연륙교는 30년간 유료로 운영하게 됐다.
이와 관련 인천시 철도과 관계자는 "GTX-D 노선은 현재 논의 초기 단계여서 빨라야 2030년 이후에나 건설될 것"이라며 "공항철도 손실보전 기간인 2040년과 별 차이가 없어 크게 문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