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 치매 원인 최초 규명

2020-11-17 12:11:20 게재

중증 반응성 별세포에 의한

산화 스트레스가 발병 유도

국내 연구진이 뇌 속 별세포가 만드는 과산화수소가 신경세포를 죽여 치매를 유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별세포는 뇌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별 모양의 비신경세포로 영양분 공급이나 불순물 제거 등의 기능을 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연구팀은 17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신경과학’에 치매 초기에 나타나는 반응성 별세포가 신경세포 사멸과 치매 병증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규명한 논문을 발표했다. 반응성 별세포는 별세포가 뇌질환 등으로 크기와 기능이 변한 상태를 말한다.

연구팀은 반응성이 약한 ‘경증 반응성 별세포’는 독소를 분해하는 등 긍정적 작용을 하다가 자연적으로 정상 별세포로 회복되는 반면, 반응성이 강한 ‘중증 반응성 별세포’는 신경세포 사멸과 치매를 유도한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별세포가 독성 물질을 분해할 때 활성화된 ‘모노아민 산화효소 B’(MAO-B) 단백질과 이로 인해 과다하게 생성된 과산화수소가 별세포를 중증 반응성으로 변화시킬 뿐 아니라 신경세포를 사멸시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반응성 별세포를 타깃으로 하는 과산화수소 감소만으로 치매 진행이 억제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MAO-B 또는 과산화수소를 표적으로 하는 치매의 새로운 진단과 치료 전략을 세우고 추가적인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논문 제1 저자인 전희정 IBS 선임연구원은 “뇌의 독성물질과 함께 스트레스, 뇌손상, 바이러스 감염 등에 의한 산화 스트레스 증가로 중증 반응성 별세포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막으면 치매 진행을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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