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기업, 지역주체로 떠오르다
부산 스마트팜·울산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 눈길
KIAT, 올해 사회적경제 혁신성장사업 60개 지원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도 '사회적경제 혁신성장사업' 지원을 통해 이러한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사회적경제 혁신성장 사업은 지역내 사회적경제기업과 중간 지원조직을 대상으로 기술개발(R&D) 및 사업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까지는 주로 지역사회 공동체가 중심이 돼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만 초점을 맞췄는데 올해부터 지원방식을 바꿨다.
사회적경제기업이 주도해 맞춤형 기술개발을 할 수 있도록 사업개편과 품목확대로 수혜대상을 늘렸다. 사업화 지원에 대해서도 단순 판로확대에 그치지 않고 해당 업종 가치사슬 내에서 전후방 생태계를 연계 조성할 수 있도록 지원 유형을 다양화했다.
KIAT는 현재 총 60개(R&D 44개, 비R&D 16개)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석영철 KIAT 원장은 "지역기업이 지역환경을 활용한 기술개발과 제품화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형성해 나가는 게 의미 있다"며 "지속 가능한 사업모델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 = 부산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18.7%로 8개 특별·광역시 중 가장 높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도시발전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지역사회에서는 큰 변화 요구가 제기됐다.
이에 부산시와 지역 지역혁신기관인 부산테크노파크(TP)는 2018년부터 지역 내 사회적경제기업들을 도시 재생에 참여시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나섰다.
우선 항구도시인 부산지역 특성을 살려, 냉동 기능을 갖춘 컨테이너를 활용해 스마트팜을 운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고령화된 인력을 고려해 사람 손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버섯을 생산작물로 선정했다.
스마트팜을 통한 작물 생산과 파생상품을 개발해 이 기술 일체는 지역의 사회적경제기업에 이전했다. 사회적경제기업들은 이전받은 기술을 활용해 표고버섯을 생산하고 표고농축 분말을 넣은 머핀, 쿠키 생산, 스마트팜 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을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했다.
수익원은 점점 늘어나는 중이다. 표고 분말 기술을 저염 소금과 화장품 원료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해 부산TP가 화장품 시제품 제작을 무상 지원해주고 있다. 표고 외에 동충하초, 새싹 인삼으로 재배 품목이 추가됐고, 3개 컨테이너로 시작한 스마트팜은 16개로 늘었다.
뿐만 아니라 부산 경상대는 2년제 스마트팜 학과를 별도로 설립해 퇴직자·만학도들이 전문 인력으로 배출되도록 도움을 준다.
산학연 주체가 모두 참여해 지역내 사회적 경제 생태계를 만들고, 지역 경제 활성화와 도시 재생 등 '두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는' 사례다.
◆지속가능·일자리 창출효과 기대 = 사회적경제기업 (주)우시산은 폐플라스틱으로 인형과 에코백을 만들어 판매한다. 울산 지역에서 발생하는 연간 1000톤 가량의 해양 쓰레기 중 플라스틱이 57%를 차지하지만 별도 분류 없이 모두 소각 처리해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최근에는 울산항만공사, SK에너지, 금호섬유공업 등 지역내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어 폐플라스틱 재처리기술을 지원받아 3D프린팅에 쓰이는 재생칩 원료 개발을 추진했다. 또 지역의 다른 사회적경제기업들에게 관련 기술을 이전해 관광 공예품 등 제작시 3D프린팅을 활용하도록 했다.
우시산 관계자는 "폐플라스틱의 수거에서부터 관리 세척 분쇄 건조가공 제품생산 서비스고도화에 이르기까지 울산TP의 도움으로 전문성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같은 지역에 위치한 (주)코끼리공장의 경우 버려지는 플라스틱 장난감 등을 재활용해 LED조명에 쓰이는 부품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저소득·다문화가정에 조명을 무료로 교체해주는 등 사회공헌 활동도 추진한다.
폐자원수거-활용-기술개발-원가절감-사업화매출액 증가-지역사회 환원이라는 가치순환의 성공모델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이를 통해 지역 취약계층과 청년 16명이 신규일자리를 찾는 등 사회적가치 확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