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 교육 불평등 갈수록 심각
2021-01-19 11:32:33 게재
문 대통령 대면수업 강조 … 시민단체·국회의원 교육 불평등해소 법안발의
국회 교육위 강득구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안양시만안구)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은 20일 오전11시 국회에서 '교육 불평등 해소 법안' 발의 기자회견을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지난 한 해 가장 큰 이슈가 된 것은 부모 경제력 등에 따라 벌어지는 교육격차와 이로 인해 심화되는 교육 불평등 문제였다"고 강조했다.
◆부모 경제력 따라 양극화 심화 = 사교육걱정은 "법안에 담긴 교육 불평등 해소방안은 헌법에 명시된 대로 모든 아이들이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구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교육격차로 인한 국민들의 불안을 공정성과 신뢰로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교육 불평등 해소 법안'에는 △교육 불평등 지표 및 실태 조사 실시 △5년 단위 기본계획 수립 △정책 추진 및 성과 보고 의무화를 통해 교육 불평등 해소 토대 마련 등을 담고 있다.
법안 발의에 이어 '영유아 단계부터 학벌에 따라 생애 전반에 미치는 임금격차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한 입법추진도 과제로 제시했다.
원격수업에 따른 교육격차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됐다. 수도권과 중소도시 학생들 격차는 더욱 커졌다는 게 현장 교사들의 증언이다. 경기도 한 중학교 교사는 "30명중 수업을 따라오는 학생은 5~6명 정도"라며 "지난해 기말고사를 평소보다 쉽게 제출했는데도 20~30점대 하위권이 크게 늘고 60~70점대 중위권 학생들이 50점대 아래로 떨어진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서울 한 중학교 교사도 원격수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학습격차 심화는 영어와 수학에서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상위권으로 차고 올라갈 수 있는 학생과 중하위권으로 떨어진 학생 차이는 학원 등에서 사교육을 받았는지 여부"라고 설명했다. 사교육을 받은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 간 차이는 부모 경제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다문화 가정과 차상위 계층 학생들은 사실상 방치수준에 머물렀다는 설명이다.
한국교육평가원이 지난해 말 교사 2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원격수업 중 학습부진아 지도가 되지 않고 있다'고 답한 교사가 74.4%에 달했다.
◆"원격수업 근본적 대안 될 수 없어"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대면수업'을 강조한 것도 원격수업에 따른 교육격차가 심화되고 있음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원격수업 자체가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며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코로나를 빨리 종식해서 대면수업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취약계층의 교육격차가 심해지고 있다"면서 "원격수업은 등교수업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선택하는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교총도 14일 '2021년 교육계 신년교례회'를 열고 원격수업에 따른 학습격차를 우려했다. 참석자들은 코로나19 탓에 길어지고 있는 원격수업과 이에 따른 학습격차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하윤수 회장은 "가정환경에 따라 학습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빈익빈 부익부의 사교육 등 교육 불평등의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며 "비대면 상황에서 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적어지면서 생활지도가 현저히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선 교사들 의견 반영 안돼 = 앞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5일 '2021 서울교육 주요업무' 발표에서 원격수업에 따른 기초학력이 떨어지고 중위권 학생들 비중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교육격차가 벌어지는 속도가 걷잡을 수 없게 돼 버렸다"며 대안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 한 중학교 최 모(3학년 담임)교사는 "지난해 상반기 원격수업에 따른 중위권 성적 학생들이 추락하는 속도가 빠르다는 내용을 교육청에 알렸음에도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청은 교육부가 마련한 교육격차 해소방안 정책을 '시범사업' 수준으로 마무리해 정책 실효성을 떨어뜨렸다"고 지적했다.
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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