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열풍에 증권사 사상최대 실적 행진
2021-02-10 14:11:46 게재
위탁매매·자산관리 부분 증가 … 중소형사도 우수한 성적 거둬
◆미래에셋, 업계 최초 영업이익 1조 돌파 =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9일까지 2020년 잠정실적을 공시한 주요증권사들은 잇따라 사상최고 실적을 발표했다. 먼저 국내 증권사들 중 실적 1위를 차지한 미래에셋대우는 증권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미래에셋대우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1047억원, 8183억원으로 전년 대비 51.8%, 23.2% 상승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해외사업,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트레이딩 등 전 영업부문에서 고른 실적을 보이며 세전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라며 "본격적인 '머니무브' 시대를 맞이해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균형 잡힌 수익구조를 공고히 하고, 질적 성장을 통해 글로벌 탑티어 IB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학개미 열풍의 가장 큰 혜택을 본 키움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954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01.6%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6939억원으로 91.3% 늘었다. 매출액은 5조5889억원으로 82.8% 증가했다. 키움증권 주요 사업부문 및 계열사의 고른 실적으로 인한 영업실적 향상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도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 8280억원, 당기순이익 5651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21.8%, 1.9% 증가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4분기 IB·트레이딩 부문에서 고른 실적을 냈다. 증시 거래대금 증가로 리테일 부문 또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그 결과 4분기 개별 기준 순이익 1446억원을 기록해 지난 2018년 1분기 이후 12분기 연속 1000억원대 순이익 행진을 이어갔다.
NH투자증권 역시 코로나19 확산 여파에도 지난해 7873억원의 영업이익과 576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는 최고 순이익을 달성한 지난 2019년 4764억원 대비 21.1% 상승한 수준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IB, WM, 트레이딩 등 전 사업 부문이 고른 성장을 시현했다"라며 "WM 부문은 디지털 채널 강화로 디지털 채널 고객 기반을 마련했고 IB 부문은 탄탄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수익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6793억원의 영업이익과 507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3년 연속 당기순이익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리테일 사업부문은 고객수, 예탁자산 모두 크게 증가하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했다"며 "IB부문은 역량 강화 전략에 따라 업계 내 위상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49.8% 증가한 2489억원, 당기순이익은 1643억원으로 전년 대비 74.8% 증가했다.
◆증권사 실적따라 금융지주 순위 변동 = 증권사들의 실적은 금융지주들의 성적표에도 영향을 주면서 4대 금융지주 순위에 변화를 일으켰다.
KB증권은 개인 주식 거래대금 증가와 딜 주선 등 확대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증가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60.6% 증가한 5788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49.6% 증가한 4340억원을 달성했다. 그 결과 KB금융을 리딩금융 자리로 이끄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하나금융투자 또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7.7%증가한 4813억원, 당기순이익은 46.6% 증가한 4109억원을 기록했다.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도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이투자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340억원으로 전년대비 86.7%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1116억원으로 31.4% 늘었다. 하이투자증권 측은 "위탁중개, IB/PF 등 주요 사업 부문의 실적이 증가했다"며 "사상 최대실적으로 4년 연속 성장세"라고 설명했다.
반면 신한금융투자는 라임자산운용 펀드 관련 손실 비용을 반영하며 전체 순이익이 29.9% 줄어든 1548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수수료수익은 7406억원(45.6%) 증가하는 등 영업이익은 3798억원으로 전년대비 58.6% 증가했지만 라임 펀드 관련 손실 비용 때문에 순이익금액이 줄어든 것이다.
◆중소형 증권사 약진 = 초대형 증권사뿐만 아니라 중형·중소형 증권사도 우수한 성적을 받으며 이베스트증권, 교보증권과 DB금융투자, 현대차증권 등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베스트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1535억원, 당기순이익 1260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17.9%, 144.6% 증가할 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교보증권의 전년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3.8% 증가한 1365억원, 순이익은 24.6% 증가한 104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IB, WM,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에서의 높은 성장성을 바탕으로 전 사업 부문에서 고른 실적을 낸 결과다.
현대차증권은 영업이익 1315억원과 당기순이익 946억원 모두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문별로는 WM 부문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전 지점이 흑자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밖에도 자기자본(PI) 부문이 기존에 투자한 국내외 우량자산으로부터 안정적인 배당 수익과 평가 손익을 거둬들였다.
KTB투자증권은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해 모든 영업 부문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78.8% 늘어난 898억원, 영업이익은 70.5% 늘어난 640억원을 기록했다. 세전이익은 1128억원으로, 지난 2008년 증권사 전환 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한양증권 실적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8년 현 임재택 사장 취임 후 매년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53.7%, 영업이익은 117.1%, 당기순이익은 107.3% 상승했다.
한편 이런 가운데서도 한화투자증권과 SK증권의 실적은 전년보다 더 나빠졌다. 한화투자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999억원, 67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6%, 31.9% 감소했다.
SK증권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반토막났다. 자기매매 사업 부문에서 손실이 발생하면서 영업이익은 120억원으로 전년 대비 44.1% 감소했으며, 순이익 또한 129억원으로 58.8%가량 줄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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