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신호등·와이파이·CCTV가 하나로

2021-03-11 11:10:08 게재

서울시, 2226곳에 시설물 통합·IT기능 장착 '스마트폴' 설치 … 미세먼지 측정, 전기차 충전도 가능

서울시가 스마트도시 인프라의 핵심인 스마트폴 구축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서울시는 서울광장, 숭례문, 청계천변 일대에 26개의 스마트폴을 설치했다고 11일 밝혔다.

스마트폴은 도로 곳곳에 복잡하게 설치돼 있는 가로등·신호등 같은 도로시설물을 하나로 통합하고 공공 와이파이, 지능형CCTV 등 IT 기술을 장착한 일종의 '똑똑한 기둥'이다.

도시미관을 향상시키고 도로안전을 개선하며 복지 및 시민편의 증진에 기여하는 등 스마트도시의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서울시 스마트폴은 도로시설물로 기본 기능에 더해 장소별 특징을 반영한 맞춤형 기능을 탑재한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서울광장 스마트폴엔 무료 공공와이파이를, 숭례문엔 문화재 정보를 안내하는 QR코드를, 주민들이 즐겨찾는 산책로인 중랑천변 송정제방길엔 안전을 위한 영상비상벨을 설치했다.

청년들이 많이 모이는 성동구 젊음의 거리엔 광고판 기능을 갖춘 디스플레이와 풍력발전 기능을 탑재, 시민들이 생일축하·프로포즈 등 이벤트에 활용할 수 있게 했고 평소엔 도시 안내 기능을 제공한다.

스마트폴이 미래도시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는 또다른 이유는 '확장성'에 있다. 향후 기술발전에 대비, 다양한 추가 기능을 쉽게 추가할 수 있도록 개방형으로 설계했다. 장소 특성에 따라 지능형CCTV, 휴대폰 충전 기능은 물론 이후에는 드론과 전기차 충전 기능까지 제공한다. 말 그대로 기둥 하나로 교통시설은 물론 충전, 주정차 단속, 미세먼지 감지까지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시엔 가로등, 신호등, CCTV, 보안등 등 이른바 지주형 인프라가 약 24만개가 서 있다. 스마트폴을 새로 설치하는 경우도 있지만 2개에서 많게는 4~5개까지 기존 기둥들을 하나의 스마트폴로 합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복잡한 도로시설물을 없애 도시미관을 개선하고 태풍 등 재해 시 시민 안전도 향상된다. 복지와 시민편익에도 보탬이 된다. 공공 와이파이망을 더욱 촘촘하게 연결해 통신 기본권도 개선한다. 휴대폰이나 전기자전거, 전기 자동차 충전도 가능해 이동 중 불편도 해소한다.

이처럼 유익한 기능이 많지만 한꺼번에 모든 도로시설물을 교체할 순 없다. 탑재 기능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스마트폴 한개당 수천만원 이상 비용이 들어가는 등 예산 문제가 발생한다. 시는 비용 절감을 위해 특정 수요를 제외하면 교체 시기가 도래하는 시설들부터 스마트폴로 바꿔가기로 했다.

서울시는 매년 3500~3700개 지주형 인프라를 교체한다. 2020년 기준 396억원이 교체비로 투입됐다. 교체 시기가 도래한 시설들을 활용할 경우 신규 설치에 비해 적은 돈이 들기 때문에 비용절감에 도움이 된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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