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방해 비염 극복
코막힘·재채기에 762만명이 괴롭다
비염 방치하면 천식 중이염 등으로 악화 … "부작용 적고 면역력 강화하는 치료로 대처"
비염은 감기가 아니지만 코가 막히거나 재채기를 하고 콧물이 흘러 일상생활을 방해한다. 20세 미만에서 많이 발생하고 성인이 되면 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방치하면 천식 중이염 축농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부모들은 비염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비염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적절한 진료를 시행하는 게 좋다. 비염이 아동의 건강한 성장발달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감기가 아닌데 계속 코가 막히거나 재치기를 하고 맑은 콧물이 흘러나온다면 알레르기비염이 아닌지 검사해봐야 한다.
알레르기비염은 기관지 윗부분(상기도)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이다. 코 안으로 흡입된 특정물질에 대해 코 점막이 과민반응을 일으킨다. 코막힘, 재채기, 맑은 콧물, 눈과 코 주변의 가려움증이 주요 증상이다. 온도변화 담배연기 공해물질과 같은 자극에 의해서도 증상은 악화될 수 있다.
1년 내내 하루에 1시간 이상 이런 증상이 반복된다면 일상생활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적절한 예방과 조기치료로 비염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알레르기-혈관운동성 등 전체 비염질환자는 762만명에 이른다. 2015년 697만명보다 65만명 정도 늘었다. 특히 2018년 기준 알레르기비염 환자 가운데 20세 미만 연령층에서 266만명(전체의 37.8%)이 발생했다.
그런데 감기나 만성비염 등과 증상이 비슷한 부분이 많아 유증상자들이 자신의 증상을 알레르기비염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서울아산병원 김지희 이비인후과 교수는 "이비인후과를 찾아오는 환자들 가운데 스스로 알레르기비염 증상이 있다고 말하는데, 이들 중 50∼60%만 알레르기비염으로 진단된다"며 "나머지는 비알레르기비염이나 축농증 등 다른 질환으로 진단된다"고 말한다. 진료와 검사를 통해 정확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비염 증상 비슷하지만 치료방법 달라 = 김 교수에 따르면, 1주일 정도 지속되는 급성비염은 매우 흔한 코 안 염증질환이다. 재치기를 하지만 횟수가 비교적 적고 하루 종일 지속된다. 끈끈한 콧물이 나온다. 알레르기비염에서는 볼 수 없는 발열과 근육통 등 전신증상이 같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혈관운동성 비염은 콧물이 주로 나타난다. 알레르기반응검사가 정상으로 나온다. 항히스타민제와 국소 스테로이드제의 효과가 좋지 않다.
비알레르기비염은 재채기 가려움증이 있다. 콧물도말검사에서 호산구(백혈구의 한 종류) 증가가 보인다. 하지만 알레르기 반응검사는 음성이다. 항히스타민제 효과는 보통이며 스테로이드제의 효과가 좋다.
비염 진단은 △증상 가족력 주거환경과 과거 치료 내역을 확인하는 문진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특정 항원을 감사하거나 알레르기질환의 항원을 확인하는 피부반응 검사, 코 안 점막 상태를 관찰해 과민반응이 있는지 확인하는 비경 검사 등이 있다.
◆꽃가루·먼지는 마스크 착용으로 대처 = 알레르기비염에 제일 좋은 대처법은 비염을 일으키는 자극·요소들을 피하는 것(회피요법)이다. 꽃가루와 집먼지진드기 등을 피하는 것이다. 집 밖의 자극요소들을 없애기는 불가능하지만 마스크를 착용하면 도움이 된다.
집안의 요인들은 최대한 제거하도록 한다. 집먼지진드기의 서식처는 매트리스 배개 이불 카펫, 솜이 든 장난감과 직물커튼 등이다. 집먼지진드기 비투과성 커버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실내 온도와 습도를 각각 20℃ 45% 밑으로 조절하고 매주 60℃ 이상의 물로 침구류를 세탁한다. 매트리스 이불 카펫 등을 강한 햇빛에 3시간 이상 말리면 진드기 번식을 억제할 수 있다.
일반병원에서의 약물요법은 표적 세포의 히스타민 수용체에 히스타민 결합을 막아 콧물 재채기 가려움증을 감소시킨다. 스테로이드제 처방은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비점막 알레르기 염증반응을 억제한다.
염증매개 물질을 포함한 점액을 제거하는 코 안 세척도 고려할 수 있다. 분비물을 세척해 알레르기비염 증상을 완화하고 점액섬모운동을 증가시킨다.
면역요법도 있다. 알레르기 항원을 환자에게 조금씩 양을 늘려 주사하거나 혀 밑에 넣어 증상을 호전시킨다.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고양이 항원, 곰팡이에 의한 알레르기 비염과 천식, 알레르기 결막염, 곤충독 과민성 등에 효과적이다.
수술방법은 약물치료가 실패하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 사용한다. 주로 코막힘 증상에 효과가 있다. 다만 콧물 재채기 가려움은 남을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재발할 수 있어 수술 후에도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재발 막기 위해 근본치료 필요 = 이런 치료법은 비염의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하여 콧물 코막힘 가려움 염증 등을 완화시키는 접근방식이다. 다시 재발하는 문제가 있다.
이와 달리 한의약 치료접근은 비염 증상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근본적인 치료를 목적으로 진행된다.
노창은 치유본한의원일산점 원장은 "비염은 호흡기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재발되기 쉬운 질환"이라며 "호흡기 면역력을 높여 기온 변화나 알레르기성 항원에 대한 호흡기 점막의 저항력을 강화시키는 치료를 진행한다"고 설명한다.
한의약 처방은 양약의 스테로이드제나 항울혈제보다는 즉각적인 증상완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면역력을 길러주기 때문에 치료 성과가 꾸준히 이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면역력 강화요법 외 콧물빼기 치료로 알려진 배농치료도 있다. 동의보감의 '신이고' 처방을 바탕으로 비염에 좋은 약재를 더해 제작한 한약물을 코 안에 직접 넣어 치료한다. 한약물을 코 안 점막에 도포하면 코 점막의 붓기와 염증을 완화시켜준다.
아람한의원 동대문본점(김난희 원장)은 콧물빼기 배농치료를 널리 알렸다. 김 원장에 따르면, 배농치료는 코점막뿐만 아니라 부비동(얼굴뼈 속 빈공간)안에 차 있는 염증 부산물을 밖으로 배출시켜 비염과 축농증 증상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다.
김 원장은 "비염을 방치하면 만성두통 후비루 불면증 주간피로감 등이 생겨 일상생활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심하면 만성폐쇄성폐질환이나 뇌농양으로 악화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약물과 달리 침치료 효과는 상대적으로 빠르다. 거부감이 있는 아동을 위해 가늘고 짧은 침이나 압봉 등으로 처치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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