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시장 유휴부지 매각 검토

2021-07-13 10:37:56 게재

수협, 공적자금 조기상환 위해 … 구체적 방안 놓고 논란일 듯

수협중앙회가 서울 노량진수산시장 유휴부지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공적자금을 조기상환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다. 하지만 구체적 실행방안이 제시되지 않아 진행과정에서 논란도 예상된다.

수협중앙회는 13일 열리는 제6차 이사회에서 '공적자금 조기상환 추진안'을 의결, 14일 열리는 임시총회에 회부할 예정이다. 공적자금 상환의무로 위축됐던 어업인지원사업을 확대하고, 협동조합 본연의 역할을 적극 수행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전사적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라는 점도 덧붙였다.

최근 일본원전오염수 해양방류, 바다모래채취, 해상풍력개발, 중국어선 불법조업, 어촌고령화 등으로 어업의 지속가능성장과 어업인 삶의 조건이 한계상황에 놓여 있지만 공적자금상환 의무에 눌려 중앙회가 어업인 지원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적자금상환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수협은행도 상환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중앙회에 명칭사용료 납부를 잠정 중단하는 것을 논의했는데, 이렇게 될 경우 중앙회가 회원조합에 사용할 지도사업비가 감소해 조합지원활동이 축소될 수 있다는 것도 이유로 들었다.

수협중앙회는 지난 2001년 정부에서 공적자금 1조1581억원을 지급받았다. 무이자이며 상환기간은 2015년 12월 합의에 따라 2028년이다. 중앙회는 김임권 전 회장(2015년 3월~2019년 3월) 때부터 공적자금 조기상환을 추진해 2017년 127억원, 2018년 1100억원, 2019년 1320억원을 상환했다.

임준택 현 회장(2019년 3월~)도 조기상환을 계속 추진해 지난해 501억원, 올해 350억원을 갚아 지금까지 3398억원을 조기 상환했다. 남은 잔액은 8183억원이다.

문제는 조기상환을 위한 재원이다. 은행이익이나 경제사업 이익 등에 따라 상환재원에 변동성이 크고, 최근 2년은 상환규모가 대폭 줄었다. 임 회장은 최근 올해 안에 남은 잔액을 모두 갚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고, 지난 4월에는 중앙회에 공적자금상환추진단과 실무추진반도 구성했다. 노량진시장 부지매각 등도 이런 과정에서 나왔다.

하지만 부지매각을 둘러싼 구체적 방안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회원조합이나 해양수산부 등과 논란도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12일 한 조합장은 "노량진시장 부지를 매각하는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은 바 없다"며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조합장들이나 내부 공감대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노량진시장 부지는 복합리조트 등으로 개발해 활용하는 방안이 주로 검토됐다.

수협중앙회에 대한 감독기관인 해수부 관계자도 "부지매각은 매입할 상대방이 있어야 한다"며 "가능성은 있는지, 관련 규정상 문제는 없는지 검토가 필요한데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조기상환을 위한 재원마련 방안을 찾고 있는 중앙회는 노량진시장 부지 매각을 둘러싼 논란이 최소화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임 회장은 "부지를 매각해도 매입자와 수협이 개발사업에 지분참여해서 공동개발하는 안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이런 차원에서 사업자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수협중앙회는 공적자금을 조기상환할 경우 법인세 감면 혜택을 보장받을 수 있게 조세감면특별법 개정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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