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돋보기 졸보기 | 콧대 높던 명품도 이커머스로
쑥쑥 크는 명품 플랫폼 … 뭉칫돈 몰린다
머스트잇, 130억원 투자 유치
트렌비, 전략적 투자 받아 성장
온라인 명품 시장 해마다 커져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명품시장이 호황을 이루고 있다. 면세점을 비롯해 해외 쇼핑 길이 막히자 이커머스를 통해 명품을 구매하는 보복소비가 명품 플랫폼 시장을 키우고 있다. 명품 플랫폼 성장에 투자자들도 몰리고 있다.
13일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명품시장 규모는 1조5957억원으로 전년(1조4370억원) 대비 10.9% 급증했다. MZ세대 뿐 아니라 중장년층도 온라인으로 명품을 구매한다는 점이 영향을 줬다.
명품 판매 플랫폼 '트렌비' 소비자 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4월 트렌비 사용자 수는 65세 이상이 334%로 가장 큰 폭 늘었다. 이어 55~65세가 203%, 45~54세가 201%로 각각 증가했다.
1월부터 4월까지 45~54세 사용자 판매액도 지난해 9~12월 대비 45% 뛰었다.
명품 플랫폼 성장에 따라 투자도 커지고 있다.
트렌비는 3월 IMM인베스트먼트와 뮤렉스파트너스, 한국투자파트너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로부터 22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누적 투자금은 400억원에 달한다.
'머스트잇'은 최근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케이투베스트먼트파트너스로부터 13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7월 15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이은 브릿지 라운드 투자로, 누적 투자금은 280억원에 달한다. 2011년 서비스를 시작한 머스트잇은 명품 브랜드를 전문으로 취급하고 있다. 1300여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연평균 80% 넘는 고성장을 유지 중이다. 지난해에는 거래액이 전년보다 66% 성장한 2500억원을 기록했다.
'발란'도 지난해 네이버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받았다. 2015년 설립된 발란은 유럽 현지 명품 매장과 직접 거래를 통해 8000여개 브랜드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온다패션은 국내 택스리펀드 1위 업체 글로벌택스프리에 지분 72%를 매각했다.
명품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과거 명품은 판매자와 대면 관계를 중요시하는 사업군으로 분류돼 온라인 판매가 어려웠다"며 "최근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IT와 만나 비대면 시장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명품 플랫폼 사업자들도 제품 품질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소비자들에게 만족감을 주고 있다.
발란은 유럽 현지 명품 부티크와 공식 계약을 맺고 구찌 발렌시아가 등 6000여개 브랜드, 100만여개 상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발란은 명품 유통 구조의 최상위 벤더와 직접 거래함으로써 검증된 정품만을 유통하고 상품의 배송, 교환 등 구매 과정 전반에 걸친 비효율 요소들을 대폭 개선해 구매자로부터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 전년대비 200% 성장, 월 매출 50억원, 월 방문자수 200만명을 달성하며 국내 온라인 명품 플랫폼 시장의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탄탄한 충성 고객층을 확보해 온 명품 커머스 '한스타일'은 2016년 온라인 플랫폼 한스타일닷컴을 런칭하면서 온라인 명품 플랫폼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한스타일닷컴은 2020년 4분기 기준 210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하면서 같은해 상반기 대비 무려 4배 이상 급성장 하는 등 온라인 명품 플랫폼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제품 생산 이전에 소비자들에게 미리 선주문을 받는 '디코드"는 2019년 대비 2020년 자사채널 거래액 5배 이상 성장, 동기간 회원수 4배가 증가했다.
패션 전문 플랫폼 무신사도 명품 유통에 나서고 있다.
'무신사 부티크'는 무신사가 엄선한 명품을 만나볼 수 있는 서비스다. 유럽·미국 등 해외 브랜드 쇼룸과 편집숍에서 판매하는 100% 정품 상품만을 선보이며 무신사가 정품임을 보증하는 '부티크 인증서'와 '보안 실'을 동봉한다. 무신사는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년 간 명품 패션 시장에서 경험을 쌓아온 전문 상품팀을 별도로 구성했다.
명품 플랫폼이 늘어나는 가운데 롯데 신세계 같은 유통 강자들도 온라인 명품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롯데온, SSG닷컴은 명품 카테고리를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플랫폼이 약진하는 가운데, 종합 온라인물이나 오픈마켓도 명품을 강화하려는 추세"라며 "대기업은 소싱능력은 물론 명품 취약점인 소비자 신뢰도도 높기 때문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어, 소규모 플랫폼들이 긴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영 컨설팅업체인 베인앤컴퍼니는 2025년 명품 시장 온라인 비중이 30%까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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