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곰팡이 이용 '재선충 잡기'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연구원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는 정말 100% 고사할까?
환경부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연구원(원장 최승운)은 2020년 12월 31일 '국립공원 등 보호구역 산림병해충 관리방안 연구'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책임연구원 한태만)는 "통상 소나무재선충병은 감염 후 100% 고사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현장 모니터링에서 재선충에 감염된 채 살아있는 다수의 소나무가 발견됐다"며 "이런 현상은 소나무재선충의 번식과 확산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해 소나무를 죽이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예방과 치료제도 있었다. 국내 기술로 곰팡이를 이용해 만든 '소나무재선충 천적백신' 실험 결과,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들이 78% 회복됐다.
천적곰팡이는 18~24시간 이내에 미세한 감염침을 재선충의 몸에 관통시킨 후 몸속에서 발아한다. 이후 균사체를 키워 재선충의 기관과 조직을 파괴하고 2~3일 안에 재선충을 죽게 만든다.
연구진은 소나무재선충을 죽이는 효과가 있는 곰팡이(Esteya vermicolar)를 현탁액으로 만들어 나무에 주사했다.
실험 결과 기존 아마벡틴 나무주사액과 효과(고사율 3.2%)는 거의 같았고, 생태계 독성은 없어서 국립공원 관리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려해상국립공원 화도에 설치한 4개 시험구 연구 결과 천적곰팡이를 나무에 주사한 처리구에서 건강한 소나무가 재선충에 감염되거나 고사하는 비율은 3.2%로 매우 낮았다. 반면 천적곰팡이를 주사하지 않은 무처리구는 감염 비율이 47.6%로 매우 높았다.
특히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 32그루 중 78%인 25그루는 천적백신을 맞은 후 다시 건강한 상태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천적백신의 소나무재선충 살선충 효과는 3월에서 8월까지 소나무의 생리활성이 높은 시기에 유효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이후 활성이 떨어지는 시기에는 효과가 없었다.
관련된 실험에서 소나무 묘목에 천적백신 현탁액을 분무한 뒤 한달 후에 소나무재선충을 감염시켜 생존지수를 측정한 결과, 6개월 동안 67%가 생존했다. 반면 무처리한 묘목의 생존율은 6.7%로 매우 낮았다.